표현자유 침해·과잉처벌 논란
‘대북전단금지법’도 밀어붙여
“시민 정치적 권리 보장 위반”
野를 敵간주 반대목소리 막아
“민주주의 원칙·관행 무너뜨려”
더불어민주당은 정기국회와 뒤이은 임시국회에서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고,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정치적 논란이 큰 법안을 계속 강행 처리하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라면 당연히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법안을 처리하면서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것조차 막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위기가 시작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억압하는 법안들은 연이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있다. 지난 9일 본회의에서 처리된 5·18 역사왜곡처벌법(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이 대표적이다. 광주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0년 5월 21세 나이로 5·18민주화운동을 겪은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5·18은 혁명이고 민주화 투쟁인데, 민주당의 전유물이 됐다. 정치인들에게 포획했다”며 “언제부터인가 정치인들은 5·18만 가져가고 5·18의 정신인 민주와 자유를 잃어간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나는 5·18을 왜곡한다’는 제목의 시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자유를 위해 싸우다 자유를 가둔 5·18을 저주한다. 그들만의 5·18을 폄훼한다. 갇힌 5·18을 왜곡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법으로 지키려 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5·18을 살리는 길”이라며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민주당이 14일 오후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할 예정인 ‘대북전단 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도 문제다. 미국 공화당 소속으로 미 의회 내 초당적 국제인권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 스미스 하원 의원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한국 헌법과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상 의무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스미스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의회 협력자들은 왜 근본적인 시민적·정치적 권리 보호라는 의무를 무시하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개정된 상법에 따라 적용되는 ‘3%룰’(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 최대 3% 제한)에 대해서도 경영계는 주주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점에서 위헌 요소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틀어막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에도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국가정보원법 (필리버스터) 종결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본회의에서 대북전단 금지법 필리버스터도 표결로 종결시키고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결국 여당이 야당을 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야당 비토권을 없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도 이를 방증한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코로나19 핑계를 대지만 코로나19가 의회 과정을 지배할 수 없고, 그럴수록 더욱 초당적으로 협력을 해야 한다”며 “자신들이 하면 다 정당화된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당 발언을 존중한다고 해 놓고 사흘 만에 뒤집고 힘으로 야당의 입을 틀어막고 있다”고 말했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국정원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에 불참하면서 “본회의 안건에 대한 반대의견 또는 소수의견을 표현할 권리는 충분히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수현·이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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