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기관이 권력수사 나서면
尹처럼 된다는 것 드러난 셈”
檢출신 변호사들도 비난 확산
“새벽 4시에 총장 옷 벗긴 나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정직 2개월’ 중징계 의결에 16일 검찰 안팎에선 “징계 사유와 징계위 절차 모두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반발이 이어졌다. 검사들 사이에선 “법으로 임기를 정해놓은 검찰총장을 징계위원 4명이 작당하면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검찰, 경찰, 감사원, 금융감독원 등 모든 사정기관에 앞으로 권력수사를 하면 윤 총장처럼 된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검찰에선 윤 총장에 대한 중징계에 대해 “유례없는 전국 검사들 집단 반발, 감찰위원회 결론, 행정법원 가처분, 징계 위원 선정 구인난 등 지금까지 걸어온 과정에서 중징계 의결이 나올 구석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치권력이 총장을 식물로 만들고 권력수사에 개입하려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일선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이번 징계위는 위원 면면만 보더라도 중징계란 답을 정해놓은 ‘징계추진위원회’였다”며 “전국 일선 검사들도 이번 사태에 향후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징계위가 서둘러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하고자 법으로 정한 절차를 어겼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청와대와 법무부가 방어권 보장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징계위 당일에도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는 결정이 많았다”며 “징계위도 위원 선정 등 공정성을 담아서 가도 됐을 텐데 많이 아쉽다”고 했다.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는 이날 한 평검사가 “국가공무원의 최고인사권자(대통령)께 여쭙고 간청드리고 싶은 게 있다”며 “이와 같은 절차와 사유로 총장을 징계하는 것이 약속했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일환인지요. 이번 사례가 대한민국 사법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는 건 아닌지 숙고해주시길 간청드린다”고 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들도 징계위 결정에 목소리를 냈다.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아바타들 시켜 새벽 4시에 검찰총장 옷을 벗기는 나라에 산다”며 “이게 나라인가? 정부인가? 남은 검사들이 할 일이 많다. 사표 함부로 내지 마라. 눈도 끔쩍 않고 더 좋아할 자들”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김종민 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도 페이스북에 “법무부 징계위원들 쇼하느라 고생 많았다”며 “을사늑약으로 국권을 넘겨준 을사5적들도 이만큼 고생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짜고 치는 고스톱판을 새벽까지 벌일 필요가 뭐 있었나”라고 지적했다.
이해완·이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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