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현장 가보니…

공실률 25% “복도 불도 안켜”
각종 편의시설들도 가동 안돼


문재인 대통령이 ‘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 점검 차원에서 방문한 행복주택(A4-1블록) 단지 입주민들 사이에서 정부의 자화자찬성 홍보에도 불구하고 벽지 찢어짐과 곰팡이, 층간소음 호소가 나오는 등 ‘울화주택’이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현장 점검을 위해 인테리어 비용과 행사 진행 등으로 총 4억5000여만 원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행복주택 쇼(Show)”라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16일 오전 방문한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행복주택 단지 내에서 만난 주민인 30대 여성 A 씨는 “신혼부부가 살기 좋다는 정부의 말에 들어왔는데 층간소음이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몇 번씩 불만을 제기했는데 도저히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주민 B 씨도 “주민들 사이에서 누수가 심하다는 말이 계속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밖에도 벽면 곰팡이 등 각종 문제로 부실시공이 아니냐는 불만들이 관리소에 쏟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주택 관계자는 “층간소음과 누수, 곰팡이 등을 호소하는 입주민의 불만이 계속 접수되는 것이 맞는다”면서도 “다른 신축 아파트에서도 이런 문제들은 자주 발생한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들른 행복주택 218동 107호와 119호에는 인테리어 보수비 4290만 원을 들인 만큼 다른 주택에 비해 차이가 큰 것처럼 보였다. 보증금 6000만 원에 월 19만~23만 원짜리 임대주택에 거금의 인테리어 비용을 들여 임대주택의 불편함이 감춰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문 대통령이 방문한 복층 구조의 119호를 방문하니, 한 대기업의 최신형 TV와 접이식 자전거, 침대, 커피머신, 권투 글러브 1쌍 등 인테리어용 고가 제품들이 갖춰져 있었다. 도배와 장판 등도 모두 새롭게 돼 있었다. 임대주택 관계자는 “인테리어용으로 새 제품을 갖다 놓고 실제처럼 꾸몄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행복주택의 경우 제일 큰 평수가 전용 44㎡(투룸)으로, 신혼부부들이 사는 다른 동과 달리 거주자 비율도 크게 낮아 보였다.

단지 내 편의시설들도 수개월째 운영이 멈춰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었다. 지난 8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이후 주민용 운동 시설인 헬스케어 센터와 어린이집, 실내 놀이터, 도서관, 게스트하우스 등 각종 편의시설은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 전체 공실 비율이 25%대로 아직까지 높아 입주민 대표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시설 운영이 멈춰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탄2신도시 행복주택의 한 입주민은 “입주한 사람이 거의 없어 층마다 복도에 불도 켜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주 대통령이 방문한다고 요란을 떨었다”고 말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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