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청구·수사 의뢰 과정에서 감찰보고서 확인 등 제대로 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징계 청구 배경이 된 감찰 보고서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없이 ‘끼워 맞추기식’ 청구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법무부 감찰위원회에서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윤 총장에 대한 감찰 보고서를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 감찰담당관은 “(이정화 검사가 보낸 보고서와 관련해)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워낙 정신이 없어서 본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밝혔다. 그러면서 “열어봤는지, 안 열어봤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 감찰담당관이 본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대답한 보고서는 이 검사가 11월 24일 쪽지 형태로 제출했다는 2차 감찰 보고서로 전해졌다. 여기엔 ‘판사 사찰 의혹 문건’과 관련해 직무위반에 해당된다는 내용과 함께 직권남용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지난달 24일 이뤄진 윤 총장의 징계 청구를 두고 업무를 담당한 박 감찰담당관조차 해당 감찰 보고서를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당시 감찰위원회 위원들은 박 감찰담당관에게 “보고서를 전혀 읽어보지 않고 징계청구를 하고 수사 의뢰를 한 것이냐”고 재차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 감찰담당관은 본인은 직무위반을 지시했기 때문에 해당 내용만 담긴 줄 알았다는 취지로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감찰위원회 발언을 보면 감찰을 주도한 감찰담당관도 보고서를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상황에서 징계 청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한편 법무부가 작성한 윤 총장 징계기록엔 ‘판사 사찰 의혹 문건’ 관련해 해당 2차 보고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고서 작성자인 이 검사가 “죄가 안 된다는 내용이 들어간 2개 보고서는 징계기록에서 빠졌다”는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실제 법무부가 최종 작성한 윤 총장 징계기록엔 판사 사찰 문건과 관련, 윤 총장에게 ‘직권남용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검토 보고서는 첨부돼 있지 않았다. 보고서엔 문건 관련 사실관계 등을 설명한 뒤, 법리 판단내용은 비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검사는 감찰 보고서가 2차례 수정(1∼3차 보고서) 과정을 거쳐 직권남용죄가 성립이 안 된다는 내용이 빠진 3차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주장했고, 3차 보고서가 현재 징계기록에 첨부돼 있는 보고서라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 총장 징계 청구 과정에서 배경이 된 감찰보고서조차 제대로 된 검토·검증 없이 이뤄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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