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의 재가에 대한 소송전
헌재, 검사징계법 위헌소송 관심
尹측 “부당한 명예훼손 회복돼야”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정직 상태에 들어가면서 현직 검찰총장이 대통령 처분을 상대로 한 헌정사 초유의 소송전이 본격화하게 됐다. 행정소송의 피고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지만, 최종 결정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한 처분인 만큼 소송전은 윤 총장과 문 대통령의 대립 구도로 치러지게 된다. 특히 검사징계위원회에 대한 위헌성 판단을 심리하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행정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등 앞선 직무정지 집행정지 소송과는 달리 이제는 ‘복잡한 방정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총장 측은 이르면 정직 첫날인 오늘 2개월 정직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과 본안인 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이날 중 서울행정법원에 전자소송으로 소장을 접수(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선 직무정지 결정 당시 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먼저 하고 다음 날 본안 소송을 제출한 만큼 이번에도 시차를 두고 할 가능성도 있다. 행정소송의 경우 국가공무원법(제16조 2항)상 ‘대통령의 처분 또는 부작위의 경우에는 소속 장관(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의 장을 포함)을 피고로 한다’고 돼 있어 피고는 추 장관이 된다.
이번 소송전은 한 차례 행정법원에서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결정은 효력정지를 긴급히 구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안”이라는 취지로 윤 총장 측 집행정지 처분을 인용한 바 있어 윤 총장 측이 추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헌재에 제기한 검사징계법 위헌 소송과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심리도 병행되는 만큼 헌재의 판결에 따라 행정소송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만약, 헌법소원 결과 검사징계법이 위헌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본안 소송에서 윤 총장에게 유리한 근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통령 재가가 나온 징계 처분이어서 법원에서도 뒤집기에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데다, 정직 2개월 처분이어서 긴급할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윤 총장은 이날 0시부터 직무가 정지됨에 따라 대검으로 출근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별다른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무르면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의 전격적인 사의 표명에도 윤 총장은 자진사퇴 없이 징계처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윤 총장 측 관계자는 “(윤 총장은) 정치적 계산에는 큰 관심이 없다. 그저 감찰과 징계를 통해 부당하게 훼손된 명예가 온전히 회복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윤 총장의 소송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총장의 반응을 청와대에서 평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단 청와대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징계에 불복해 소송에 나서는 것은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과 맞서는 것으로 부적절하다는 기류가 흐른다.
이은지·이희권·민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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