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현진)는 셰프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지난 2017년 말 호주 시드니에 왔습니다. 어학원을 다니며 펍에서 바텐더, DJ로 일했어요. 그렇게 지낸 지 2년쯤 되던 2019년 여름, 손님으로 온 제마이마(젬)를 처음 만났습니다. 젬을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젬은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하고 있었어요. 제가 다가가 생일 축하한다고 말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떠나는 젬에게 다음 날 같이 밥 먹자고 데이트 신청을 했습니다.
설렘 속에 만난 첫 데이트. 저는 시드니 한인타운에 젬을 데려가 삼겹살을 대접했어요. 연탄불로 고기를 굽는 곳이었는데 젬은 이런 식당은 처음이라며 엄청 재밌어했습니다. 언어 치료 일을 하며 언어학을 전공하기 위해 준비하던 젬은 여러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인지 한국 문화와 음식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날 저희는 많이 친해졌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제가 젬에게 “내가 네 남자친구야?”라고 물었고, 젬이 “남자친구 하면 되지!”라고 화답하며 연인이 됐습니다. 젬은 제가 미래에 대해 열정적이고, 젬의 가족들에게 자상하게 잘하는 데다, 결정적으로 요리를 해주는 부분이 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젬은 14살 때부터 용돈을 스스로 벌고, 성인이 되고부터는 부모님께 집세도 내고 살아왔더라고요. 그런 젬의 독립심이 멋있었어요. 전형적인 ‘헬리콥터 키즈’였던 저는 젬에게 여러 점을 배우며 사랑이 깊어갔습니다.
얼마 전 젬과 저에게 소중한 생명이 찾아왔습니다. 저희는 호주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정식 부부가 됐어요.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 부모님을 호주로 모셔와 식을 올리려 합니다. 아이를 만나기까지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어요. 앞으로 젬과 아이와 행복하게 사는 게 제 꿈이 됐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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