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 특유 리걸 마인드’ 분석

리얼미터 500명대상 여론조사
49.8%가 “尹총장 징계 강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안을 의결하면서도 ‘대통령의 재량은 없다’고 강조했다. 법무부의 징계위원회 결정을 문 대통령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법조인 출신 특유의 ‘리걸(legal) 마인드’에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에 대한 사상 초유의 징계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적인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장기적으로 ‘직권남용’ 혐의를 피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가 징계 전부터 법적으로 대통령이 징계에 관여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계속 해왔는데 전날(16일) 재가 사실을 알리면서도 ‘재량 없이’라는 표현을 또 쓰더라”면서 “문 대통령이 져야 할 정치적·법적 책임을 어떻게든 면해보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전날(16일)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검사징계법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징계 재청을 하면 대통령은 재량 없이 징계안을 그대로 재가하고 집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윤 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징계 시도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거세자 ‘절차적 정당성’ 강조와 함께 대통령이 징계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언급을 수차례 해왔다. 검사징계법 23호에 따르면 해임·면직·정직·감봉의 경우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고 돼 있다. 법조계에서는 법조문 상으로는 청와대의 해석이 맞을 수 있다면서도 일부러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결국 징계를 하고 싶은데 대통령의 의지는 숨기고 싶으니 ‘할 수밖에 없다’고 법조문 뒤에 숨어 발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입장을 두고는 우선 법조인 출신 특유의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적 해법보다 법조문의 원칙적 해석에 무게를 두는 인식은 그간 문 대통령이 수차례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법조계와 야권에서는 윤 총장 징계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일단 윤 총장 징계 관련 말을 아끼던 청와대가 문 대통령이 전면에 등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꺼내 든 첫 번째 논리가 ‘재량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기용 등 사실상 징계위원회 구성에도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될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애써 이를 피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응답자의 절반이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의 징계가 강하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1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에게 윤 총장 징계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49.8%는 ‘강하다’고 했다. 약하다’는 답변은 34.0%였고 6.9%는 ‘적절하다’고 답했다. 이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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