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외교부회 소속 의원들
강 내정자 과거 발언 등 비난


독일 수도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일본 정치권 내 논란이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 내정자의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주재국의 동의)’ 문제로까지 비화할 조짐이다. 일본 정부의 외교력 투입에도 불구하고 소녀상이 내년까지 존속하게 된 상황에서 강 내정자의 과거 발언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자민당 내부에서 강 내정자에게 아그레망을 내줘선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이날 오후 도쿄(東京)도 내 당사에서 모인 자민당 외교부회 소속 의원들은 미테구가 원래 기한대로 내년 9월 말까지 소녀상을 존치하기로 한 데 대해 애초부터 설치 자체를 막지 못한 외무성의 대응을 거세게 비판했다. ‘일본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전 외무상이 “설치를 미리 막는 대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고, 참석자들 사이에선 “(소녀상이) 매번 두더지처럼 설치되고 있다”며 철거 요구를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의원들은 “이건 역사전(戰)이다. 깨끗한 싸움만 할 순 없다” 등 거친 언사를 쏟아냈고, 이들 중 한 명은 “위안부를 비롯해 역사 인식 면에서 문제의 발언을 거듭한 인물에게 아그레망을 내줘도 되나”라며 강 내정자를 겨냥했다. 현재 일본에선 강 내정자가 2011년 러·일 간 영토분쟁 지역인 북방영토를 찾았던 사실과 일본 천황(天皇)을 ‘일왕’이라 부르자 했던 과거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가 최근 일본 측에 이례적으로 사전 협조를 요청할 정도로(문화일보 12월 16일자 8면 참조) 일본 정계의 불만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 이날 모임에 참석한 외무성 간부는 미테구 의회에서 ‘영구 설치’를 논의한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가결한 만큼 “설치 기한 내 철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1년 후 철거를 목표로 노력할 것”이라고 알렸고,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자민당 외교부회 회장도 “의원 외교 등을 포함, 조기 철거를 위해 정부를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응답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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