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원주민계 싱글맘 내무장관
환경청장도 최초로 흑인 지명
분노보다 ‘공감의 힘’ 일깨워


‘통합’과 ‘소통’을 내세운 조 바이든(사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7일(현지시간)에도 내무장관에 첫 원주민계 ‘싱글맘’을 내정하고 환경청장에는 흑인을 지명하는 등 다양성을 중시한 인선 작업을 이어갔다. 바이든 당선인이 최근 지명한 초대 내각 인선을 살펴보면 그동안 소외당했던 인종과 성(性)을 골고루 안배하면서 ‘통합·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4년간 분열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되는 행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상처 입은 미국인들에게 ‘공감의 힘’을 일깨워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뉴멕시코주에 지역구를 둔 뎁 할랜드(60) 연방 하원의원을 내무장관으로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보호청(EPA) 청장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환경품질부 장관인 마이클 리건(44)을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인 할랜드 의원이 상원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미 건국 이후 245년 만에 첫 원주민계 내무장관이 탄생한다. 할랜드 의원은 군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과거 ‘푸드 스탬프’(저소득 영양지원)에 의존해야 했던 ‘싱글맘’이었다. 할랜드 의원은 미국의 상당수 원주민 부족 지도자와 활동가들로부터 강한 추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내무장관은 연방이 인정한 600여 개의 부족뿐만 아니라 광대한 공공 대지, 수로, 국립공원과 광물 등에 대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EPA 청장에 내정된 리건 주장관 역시 인준 청문회를 통과하면 최초의 흑인 청장이 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최근 초대 내각 인선에서 “인종의 용광로인 미국답게 보이도록 하겠다”는 기본 구상을 수차례 밝히고 최초로 성소수자, 원주민계, 유색, 여성 장관을 잇달아 지명하면서 국민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같은 행보에 최근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인물로 바이든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을 선정하면서 “미국의 서사(story)를 바꿨다”며 “분열의 분노보다는 공감의 힘이 훨씬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비탄에 빠진 세계를 치유할 비전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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