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2018년 4월 교생실습을 통해 만났습니다. 실습 첫날 같은 교생으로 만난 남편(상진)은 얼굴도 무섭고 말수도 적어 ‘친해지기 어렵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데면데면하던 사이가 변한 계기는 벚꽃축제였습니다. 저와 남편, 다른 교생선생님까지 셋이서 한강 벚꽃축제를 찾았고 남편과 대화하다 보니 생각보다 착하고 엉뚱했습니다. 그날 이후 저와 남편은 부쩍 친해졌고, 함께 저녁 먹는 횟수도 늘었습니다. 알고 보니 둘 다 경기 평택에 사는 것은 물론 같은 고교와 대학을 나왔고, 술을 못 마시는 것 등 공통점이 아주 많았습니다.
남편의 수상한 행동이 시작된 것도 이때쯤이었습니다. 교생실에 음료수나 도넛을 사서 돌리고, 저에게 립스틱을 선물하거나 뮤지컬을 같이 보러 가자는 등 누가 봐도 저를 좋아하는 티가 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왜 저한테 잘해줘요? 혹시 저 좋아해요?”라고 남편에게 대놓고 물었습니다. 남편에게서 돌아온 답은 “그럼 왜 잘해줬을 거로 생각해요? 저 자원봉사자 아니에요”였습니다.
저희는 교생실습이 끝난 후 본격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저희 집과 남편 집은 차로 불과 10분 거리여서 남편이 매일 저를 데리러 오고 데려다주는 일과를 반복했습니다. 사귄 지 한두 달 정도 지났을 때 남편은 슬쩍 결혼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저는 ‘이 오빠와 결혼하면 매일 행복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대학 졸업인데 벌써 결혼이라니…. 싫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같은 해 11월 남편은 가족끼리 밥 먹는 자리를 갖자고 말했고 그냥 인사만 드리는 자리라는 말에 저는 승낙했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부모님들 간에 결혼날짜가 오갔고 ‘어?’하는 사이에 결혼 준비를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연애 시작 1년여 만인 지난해 ‘6월의 신부’가 됐고 올봄에는 첫아들까지 얻었습니다.
“오빠, 나 지수야. 매일매일 행복하게 하루를 보내게 해줘서 고마워! 사랑해!”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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