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법 국무회의 통과

美의회 내달중 청문회 개최뒤
바이든 행정부가 압박 나설듯
文정부는 정당화 논리만 집중


22일 국무회의에서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개정안) 공포안이 처리된 것은 법을 수정 없이 시행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로 보인다. 국제 인권 단체들과 미국 의회 등 국제사회가 문재인 정부에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에 반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재검토를 강력하게 촉구했지만, 정부가 결국 지적을 수용하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권과 자유 등 보편적 가치를 대외 정책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힌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갈등은 물론 유엔 차원에서 한국 정부가 자유권규약 위반 당사자로 오르는 등 심각한 후과(後果)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정부의 행보가 한·미 관계에서 지속적인 마찰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의회는 1월 중 대북전단금지법 등을 포함한 문재인 정부의 인권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키로 했다. 미국 의원들이 잇따라 공개적인 법에 대한 우려 입장을 표명하면서 한국을 미국 국무부 인권 감시 대상에 올릴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의회가 청문회를 여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한국 인권 문제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펴왔는지 점검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정책적으로 논의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한국의 입장을 들어보자는 차원을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이뤄진 논의를 바탕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에 대한 인권 압박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바이든 행정부와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취임 첫해에 개최하겠다고 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간다면 참여국들로부터 상당한 인권 압박을 받게 될 수도 있다. 회의 성격 자체가 중국 등 권위주의 세력에 대항해 자유와 인권 가치를 공유한 국가 간의 모임이기 때문이다.

유엔 등에서 한국 정부가 자유권규약 위반 당사자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권기록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이영환 대표는 “누군가 대북전단 문제로 처벌받을 경우 바로 진정이 들어가 유엔 차원에서 한국 정부가 자유권규약 위반 당사자가 된다”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자유진영 국가들이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국제사회의 인권 지적을 귀담아듣기보다는 법 추진 논리를 정당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가 17일 재외공관 등에 배포한 이 설명 자료를 보면 ‘대북 전단 등 살포는 북한의 고사총 사격·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북한의 도발을 초래해 국가안보를 저해한다’ ‘전단 살포가 북한 인권을 개선한다는 증거는 없다’ ‘남북 대화와 교류·협력 확대 등이 실질적 인권 개선에 더욱 효과적이다’라는 대목이 들어가 있다.

김영주·정철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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