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11년만에 또 법정관리
새 투자자 확보 총력전 펼 계획


기아자동차 노사가 11년 만에 기본급 동결에 합의했다. 반면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는 11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기아차는 최준영 대표이사(부사장)와 최종태 노조 지부장 등이 전날부터 경기 광명시 소하리공장에서 16차 본교섭을 철야로 진행한 결과, ‘2020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잠정합의를 도출했다고 22일 밝혔다. 임단협은 오는 29일 노조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최종 타결된다.

기아차 노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을 겪던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기본급 동결에 합의했다. 합의안에는 성과급 15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격려금 120만 원, 전통시장 상품권 150만 원 지급(무파업 조건 우리사주 지급 대체분 130만 원 포함) 등이 포함됐다.

최대 쟁점이었던 ‘잔업 30분 복원’은 잔업 25분으로 합의했다. 정년 연장은 하지 않되, 대신 정년퇴직자가 계약직으로 더 일할 수 있게 하는 ‘베테랑 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4차례에 걸친 노조 부분파업(근무일 기준 14일)으로 4만7000대 규모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 바 있다.

쌍용차는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신청서를 냈다. 2009년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먹튀’한 이후 11년 만이다. 쌍용차는 외국 금융사 600억 원, 산업은행 900억 원, 우리은행 150억 원 등 1650억 원의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했다. 쌍용차는 다만 3개월간 시간을 벌 수 있는 회생절차 개시 여부 보류(ARS) 프로그램도 함께 신청, 채권단과 협의하면서 새 투자자 확보에 총력전을 펼 계획이다.

자동차산업 전문가들은 “쌍용차의 진짜 위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인도 마힌드라가 대주주가 된 이후 회사 운영 방침이 해고 노동자 복귀에 초점이 맞춰져 전기차 등 미래에 대한 투자가 없었기에, 2009년보다 현재 상황이 더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성훈·이정민 기자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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