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유럽·美 접종하는데
한국은 백신 확보 늦었다”


질병관리청이 자체 발행하는 저널에 “우리나라 백신 확보가 늦었다”는 내용의 이종구(전 질병관리본부장·사진) 서울대 의대 교수 칼럼을 게재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 교수는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의 필요성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언한 인물로, 문 대통령이 최근 백신 도입과 관련해 일선 공무원들에 대한 질책성 발언을 내놓은 뒤라 눈길을 끈다.

이날 질병청이 격월로 발행하는 저널 ‘오송PHRP’ 12월호에는 이 교수가 쓴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한 더 많은 공공병원과 더 신속한 치료제 검토의 필요성’이라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이 교수는 이 칼럼에서 “영국은 지난 8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유럽과 미국은 곧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라며 “한국의 백신 구매는 전 세계 다른 나라들에 비해 늦은 2021년 초에서 중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백신 도입이 늦었다고 적시한 것이다.

이 교수는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에 코로나19에 대한 효과적인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라며 “유효 약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2021년 초까지의 감염 건수를 줄이고, 보건 시스템의 붕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개발 중인 유효 약물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빠르게 검토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청와대 참모들이 모인 비공개회의에서 “백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지시를 몇 번이나 했느냐”며 일선 공무원들을 질책했다. 이에 이 교수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문 대통령에게 백신 도입의 중요성을 수차례 직언했지만 듣지 않았다는 정황이 알려졌는데, 질병청이 이 교수의 메시지를 자체 발행 저널에 게재한 것이다. 공무원 사회의 구조상 대통령 등이 적극적으로 지시하지 않는 이상 일선 실무진이 책임지고 백신 도입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최근 질책은 ‘적반하장’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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