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추모 사업이 역사를 왜곡하며, 국군과 유엔군을 사실상 폄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안전부와 대전광역시 동구가 추진 중인 추모 공간 ‘진실과 화해의 숲’ 설계 공모위원회는 홈페이지에 ‘북측 민간인 희생자 150만 명 중에서 약 90%는 대부분 (미군) 네이팜탄 공습으로 인한 소사자(燒死者)와 댐 파괴로 인한 익사자인 반면, 남측 50만 민간 희생자 중 약 30만 명은 놀랍게도 군경과 적대적 민간인들에 의한 대량 학살로 죽어갔다’고 설명한 것으로 23일 보도됐다.

북한군이 전국 각지에서 자행한 민간인 집단 학살은 외면한 채, 국군과 유엔군에 의해서만 희생자가 대거 나온 것으로 오인(誤認)하게 한 것으로, 그 저의부터 의심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남침’ 사실을 희석하기 위한 수정주의 사관(史觀)을 좇아 ‘남과 북의 내전’ 등으로 왜곡 표현한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전쟁 중일지라도 민간인 희생은 더 안타까운 비극이다. 국민적 추모는 당연하다. 하지만 세금 402억 원을 들여, 집단 희생 현장 중 하나인 대전 동구 낭월동에 2022년 착공해 2024년 개관할 예정인 추모 공간이 ‘친북반미(親北反美) 선동장’이어선 안 된다.

행안부는 “업무를 전담한 동구에 수정을 요구하겠다”고 하고, 동구는 “공모 총괄 기획을 맡은 전문가 글을 함부로 수정할 수 없었다”고 했으나, 그런 식으로 책임을 떠넘길 일이 아니다. 빗나간 공모위원회는 해체하고, 추모 공간 사업의 방향과 내용부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때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