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별│멤 폭스 글, 프레야 블랙우드 그림, 황연재 옮김│책빛

2020년 12월 21일은 목성과 토성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만나는 날이기도 했다. 두 별이 그만큼 가까웠던 건 1226년이었다고 하니 거의 800년 만의 일이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자연스럽게 별처럼 어려운 이들을 찾아온 예수가 떠오른다. 무엇보다 올해는 별이 돼 떠난 사람이 많았다. 생각하면 아프고 먹먹하다.

‘작은 별’은 그런 모든 마음을 다 안아주는 그림책이다. 어두운 밤, 어느 부부가 피곤함에 지친 몸으로 일을 마치고 터덜터덜 돌아온다. 그런데 집 앞의 버려진 낡은 소파에 작은 별이 하나 떨어져 있다. 작은 별은 아기로 변하고 두 부부는 운명처럼 만난 이 아기를 별빛 담요로 감싸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아기는 다정한 부부와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쑥쑥 자라난다. 평범한 이야기 같지만 그림을 보면 느낌이 전혀 달라진다. 부부는 서로 다른 피부색을 지녔고 이 마을에는 이주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산다. 고양이와 새와 강아지들이 어울려 지내고 오가는 이웃들은 따뜻하게 안부를 묻는다. 이런 마을에서 아기가 잘 자라는 것은 당연할 텐데 그 당연한 장면들이 몹시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 아이는 혹시 예수가 아닐까’ ‘이 작품은 혹시 21세기의 크리스마스 서사가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가운데 아주 약간의 반전이 찾아온다. 아기가 자라서 멋진 여성이 되는 것이다.

작은 별은 마음이 깊고 용감하며 모두를 아끼고 사랑한다. 사람들은 작은 별 덕분에 힘을 내고 희망을 얻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그를 찾는다. 그러나 작은 별도 점점 나이가 들어간다. 가족과 이웃들은 작은 별이 아기로 세상에 왔을 때처럼 늙고 움츠러든 그를 별빛 담요로 감싸주고 보살핀다. 점점 작아지고 작아진 작은 별은 어느 날 완전히 사라진다.

작은 별은 정말 사라진 것일까? 뒷이야기는 책에 있다. 주인공은 작은 별이 아니라 작은 별을 사랑한 사람들이다. 어려운 서로를 이해하고 돌본 많고 많은 사람이다. 전부 다른 모습을 지녔지만 한마음이다.

우리는 언젠가 별이 된다. 한편 오늘도 나는 누군가에게 작은 별이 돼줄 수 있다. 이것이 예수의 탄생이 지닌 의미가 아닐까. 올해 만난 최고의 크리스마스 그림책으로 힘든 한 해를 일으켜주는 작품이다. 40쪽, 1만5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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