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 지정 이후 고속성장
솔젠트 등 체외진단기기 7개社
올 수출계약액 2000억 넘을 듯
매출 급증해 고용창출 대폭 확대
백신·치료제분야 연구개발 지원
기업전용 감염병 연구시설 구축
검체·임상 샘플 등 조달 쉬워져
대전이 ‘K-바이오’를 선도하는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산업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정된 ‘대전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를 발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지역 내 바이오기업들이 전 세계 9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등 눈부신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24일 대전시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이들 대전 체외진단기기 기업들의 수출실적은 1억6540만 달러에 달한다. 전년 동기(587만 달러)의 약 28배로 증가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질병관리청의 긴급사용승인 및 해외수출 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 등을 받은 대전의 체외진단기기 기업은 7개소에 이른다. 솔젠트, 진시스템, 수젠텍, 바이오니아,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티엔에스, 지노믹트리다. 이들은 미주,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 90여 개국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을 수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올해 수출계약액만 2000억 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다 보니 고용 창출도 이어졌다. 지난해 직원 수가 389명이던 바이오니아는 올해 현재 602명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222억 원 규모에서 올해 1164억 원 규모로 급증하면서 고용 규모도 1.5배로 커진 것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대전을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한 덕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전은 카이스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을 거점으로 국내 벤처캐피털 바이오 투자의 30%를 점하고 있는 ‘바이오산업 도시’지만 그동안 의료 관련 법 등에 산재한 각종 규제로 기업의 자유로운 연구·개발(R&D)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특구 지정을 계기로 지역의 대학병원과 체외진단 분야 기업들이 기업전용 인체유래물 은행을 공동운영하면서 신속한 감염 검체 확보와 적시 연구 착수가 쉬워졌고, ‘속도전’이 필수인 수출 인증과 FDA 긴급사용승인 허가 추진도 가능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대전 바이오기업은 해당 은행을 통해 환자의 혈액, 체액, 조직, 세포 등 각종 인체유래물과 임상 샘플을 원스톱 서비스로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는 ‘인프라’를 갖게 된 것이다.
지역 바이오기업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검체 분양이 어려워 급할 경우 해외에서 불량률이 높은 검체를 수입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제는 대전지역 종합병원과 대전테크노파크가 공동 운영하는 인체유래물 은행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고품질 검체를 분양받아 K-바이오를 이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진단기기 분야뿐 아니라 예방 백신, 치료제 분야 R&D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를 확대·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7월 정부로부터 감염병 분야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 추가 지정을 받은 것을 계기로 내년부터 충남대병원에 기업전용 감염병 공용연구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그동안 고위험 병원체 취급시설을 보유하지 못해 감염병 관련 백신·치료제 R&D에 애로가 있던 기업들이 개발 시간과 비용을 혁신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종감염병 발생 주기가 짧아지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는 상황 속에서 백신·치료제 개발기술 보유 여부가 국가 바이오산업 역량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감염병 검체 확보와 기업의 연구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조치로 올해에 이어 제2의 ‘대전발 바이오 붐’이 기대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대전은 대덕연구단지 생명공학연구원 등 정부출연기관이 밀집해 있는 바이오 분야 원천기술의 산실이며 바이오창업 기초역량이 풍부한 도시”라며 “정부출연연구원, 카이스트의 연구 역량을 활용해 세계적인 바이오창업 지원 인프라인 ‘보스턴 랩센트럴’의 한국형 모델을 구축, 대전이 대한민국 바이오창업 허브클러스터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결집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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