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공소사실 꼼꼼히 따져
“논문 1저자·표창장 등 허위”
입시비리 관련 모두 유죄 판단
정경심 “즉각 항소” 밝혔지만
반박증거 없으면 1심 틀 유지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심에서 자녀 입시 및 사모펀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4년에 벌금 5억 원을 선고 받은 채 23일 법정 구속되면서 앞으로 이어질 2, 3심 재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판부가 570여 쪽에 걸친 판결문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 22개를 꼼꼼히 따진 뒤 15개 주요 혐의 중 11개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린 것이어서 정 교수 측이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이상 항소심과 대법원 판결에서 기본 심리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전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수사팀은 여권으로부터 “정치적 목적을 위한 무리한 기소”란 비판을 받고 줄줄이 좌천됐지만, 이번 판결을 통해 법률에 근거한 통상적 수사·기소였다는 점을 입증하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는 전날 15개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1억4000만 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재판부는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및 부산대 의전원 등에 제출한 인턴 및 봉사활동 확인서 등 ‘7개 스펙’이 모두 허위라고 판시했다. 쟁점이 됐던 동양대 표창장 위조는 정 교수가 자신의 집에서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서류를 서울대 의전원과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 제출해 합격의 당락을 결정지었다고 판단, 업무방해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 혐의도 모두 인정했다.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 관련 사모펀드 투자 혐의에서는 중형이 불가피했던 횡령과 금융위원회에 허위변경 보고는 무죄가 선고됐으나 △자본시장법 위반 △범죄수익은닉 △금융실명법 위반 등 혐의는 대부분 인정됐다. 코링크PE가 투자한 2차전지업체 WFM 관련 미공개 정보를 사전에 취득해 이익을 봤다는 혐의와 조 전 장관이 공직에 나서면서 백지신탁 등 의무를 피하기 위해 재산 내역을 은폐할 의도로 차명계좌를 개설한 혐의 역시 유죄로 판단했다. 증거인멸 부분에서는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를 시켜 자택과 동양대 사무실 PC 및 자료를 빼돌려 숨기도록 지시한 것은 무죄가 선고됐으나 조 전 장관과의 공모가 인정됐고 재판부는 “추가적인 증거인멸이 우려된다”며 법정구속시켰다.
정 교수 측이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히면서, 2심과 대법원에서 다시 다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 측이 1심을 뒤집을 결정적인 반박 증거를 내놓지 않는 이상 사실관계를 뒤집기 어렵고, 결국 형량을 낮추는 싸움이 될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한편 한동훈 검사장은 본지 통화에서 “저를 비롯한 수사팀은 할 일을 한 것뿐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만 말했다. 수사팀 관계자도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누구나 중대 범죄 행위에 대해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질 때까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와 공판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은지·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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