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이석기 석방 주장해와
일각선 선거 공정성 의혹 제기


노사정 대화 파기와 김명환 전 위원장의 사퇴라는 혼란 속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전임 지도부의 ‘사회적 대화’ 대신 ‘강경투쟁’ 노선을 선택했다. 특히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을 직접 요구하는 등 강성 기조를 지속적으로 보여온 양경수(사진) 당선인의 행보로 미뤄 향후 노사정 관계에 험로가 예상된다.

양 당선인은 24일 ‘투쟁으로 새 시대를 열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당선 소감을 통해 향후 투쟁 기조를 밝혔다.

그는 “백만 조합원은 ‘거침없이 투쟁해 새 시대를 열라’는 준엄한 명령을 저희에게 줬다”며 “이제 사상 처음으로 제1노총이 ‘준비된 총파업’을 조직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당선 소감으로 “정권과 자본은 ‘낯선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양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이뤄진 합동 토론회에서 위원장에 당선되는 즉시 총파업 준비에 착수해 2021년 11월 3일 총파업을 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선거는 주사파 중심의 NL(민족해방)계열이 조합원 100만 명이 넘는 한국 최대 노조 민주노총을 접수했다는 의미가 있다. 양 당선인은 민주노총 내 최대 계파인 NL계열 ‘전국회의’ 소속으로 이 전 의원이 속해 있던 ‘경기동부연합’ 출신이다. 2001년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총학생회장과 경기·인천 총학생회연합 의장을 지냈는데, 외대 용인 캠퍼스는 이 전 의원을 배출한 경기동부연합의 중심지로 꼽힌다. 양 당선인은 최근까지도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직접 주장했다.

‘비정규직’ 출신 노조위원장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양 당선인은 2013년 기아차지부 사내 하청 분회장을 맡아 최초로 독자파업을 성사시켰다. 2015년에는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외치며 363일 동안 고공농성을 지휘, 1000여 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양 당선인은 55%가 넘는 득표율로 낙승을 거뒀다는 평가지만, 선거 과정에서의 갈등을 수습할 과제도 안고 있다. 선거 운동 중 양 당선인 캠프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돼 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를 받았다.

민주노총은 산하조직에서 선거 중립을 지키도록 하고 있지만 건설노조 경기도건설지부 등은 단체 채팅방에 양 당선인만을 홍보했다. 또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진행해야 하지만, 개별 조합원이 기호 3번에 투표한 사실을 파악해 투표 인원을 팀별로 보고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양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는 조합원들 사이에는 이번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확산해 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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