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차 대상자 선정 놓고 시끌
각주마다 접종 우선 직군 달라
부유층 웃돈 등 새치기도 문제
- 국가간 격차
6개국 접종중…곧 10개국 확대
日·濠 등 7곳 내년 2분기 접종
韓·캄보디아 등 9월 완료 예상
전 세계 백신 접종자가 28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이 시작된 미국·영국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 간에도 ‘백신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화이자·모더나 2종의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의료진 등 필수인력 접종에 이은 2순위 대상 선정을 놓고 논란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진보파의 대표 격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여·31) 하원의원이 백신을 접종하면서 ‘새치기’ 접종 문제도 쟁점화되고 있다.
23일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는 1순위 접종 대상자인 요양원에 거주 중인 노인과 요양보호사의 접종이 끝나가면서 2순위 접종 대상 선정에 들어갔다. 현재 유력한 대상은 80세 이상 노인과 의료진 등이다. 지난 14일 접종에 들어간 미국에서도 2차 접종 대상자 선정 문제가 논의되고 있지만,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누가 필수 접종 대상자인지 명확하지 않고 대상자의 신원을 확인할 뚜렷한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혼란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은 내년 1∼2월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2순위 접종에서 자사 근로자들의 우선 접종을 위해 로비까지 펼치고 있다. 기업의 사활이 걸렸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순위 결정권이 주 정부에 있어 주마다 우선순위 선정이 다를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예컨대 식품산업 관련 근로자가 어느 주에선 2순위 접종 대상자지만 다른 주에선 3순위, 4순위로 밀릴 수도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정한 우선순위는 권고일 뿐이다.
우선순위에 포함되지 않는 이들이 느끼는 소외감도 향후 사회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미 디트로이트의 버스운전사 레이몬트 브라운(55)은 “코로나19가 내 직업이 얼마나 하찮은지 알게 해줬다”며 “경찰관이나 소방관 등은 영웅으로 칭송받는 반면 나는 항상 많은 사람과 접촉해 고위험 직군인데도 어떤 평가도 받지 못했다. 난 2등급 시민”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선 ‘새치기’ 논란도 거세다. 30대인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자신의 백신 접종 장면을 공개했다가 뭇매를 맞았고, 일부 부유층은 현금 수만 달러를 주겠다면서 우선 접종을 병원에 요청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백신 미접종자는 버스 등 대중교통의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 간 백신 격차가 더 심하다. 현재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국가는 6개국이며, 연내 10개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컨설팅 업체 ‘피치솔루션스’에 따르면 내년 6월까지 국민 대다수가 접종을 끝마칠 수 있는 나라는 일본·중국·호주 등 7개국이지만, 한국을 포함한 캄보디아·필리핀 등은 내년 9월이 돼야 한다.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등은 2022년 2월이 돼야 국민 대다수가 접종할 수 있는 3그룹에 속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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