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기업대출 비중확대”유도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 우려감


은행들이 연말 가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빗장을 걸어 잠궜다. 전례없는 일이다. 신한은행은 신용대출을 사실상 전면 중단했다. KB국민은행은 2000만 원이 넘는 신규 신용대출을 받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선 지금의 대출 규제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은행들이 전례 없이 대출 문턱을 높인 배경은 무엇일까. 24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신용위험 산출 개편안에 따라 바젤3(Basel 3)을 조기 도입할 당시 승인 조건으로 은행들이 기업대출 비중을 제출했고, 이를 맞추기 위해 가계대출을 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9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당초 2022년 도입할 예정이던 바젤3을 조기 실행했다. 바젤3은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2010년 대형 은행의 자본확충 기준을 강화해 위기 시에도 손실을 흡수할 수 있도록 고안한 규제다. 당시 금융당국은 은행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등 기업에 유동성을 원활히 공급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은행별 기업대출 목표 비율을 제출받은 후 승인을 내줬다. 5대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을 제외한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은 전체 대출 공급액 가운데 40~60%의 기업대출을 약속했다. 기업대출을 충분히 늘리지 못한 은행들이 비중을 맞추기 위해 가계대출을 옥죄고 있는 셈이다.

가계대출 규제가 특히 직장인이나 전문직 대출에 집중된 이유는 금융당국의 ‘투 트랙’ 금융정책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이후 낮은 금리로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그 영향으로 4~5%였던 가계대출 증가율이 올해 7%대로 치솟자 금융당국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직장인 등에 대한 대출을 조이도록 은행을 독려했다. 반대로 은행들은 서민금융상품에 손대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의지는 여느 때보다 강하다. 이 같은 규제책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제책 시한을 연말로 잡았지만 필요한 경우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당국은 각 은행들에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월 단위로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계대출 상승세가 꺾일 때까지 집중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제출한 목표율을 검토한 후 내년 가계대출 관리 목표 수준을 결정할 방침이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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