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표현·빼어난 서정미
바흐의 ‘4大 종교음악’ 꼽혀
기존 세속작품들 선율 패러디
잊히지 않고 연주되길 바란듯
프로헤 바이나흐텐(Frohe weinachten,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포도주에 계피와 오렌지를 넣어 끓인 글뤼바인(프랑스인들은 ‘뱅쇼’라 부른다)의 향이 온 도시에 퍼지며 연말 분위기를 돋워준다. 투박한 머그잔에 담긴 뜨거운 와인 한잔에 추운 몸을 녹이고, 삼삼오오 서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더욱 고조된다. 이즈음 독일은 도시 전체가 상냥해진다. 낯선 이방인들과도 “프로헤 바이나흐텐!” 하며 크리스마스 인사를 연신 주고받는다. 그리고 성탄절 당일이 되면 교회에선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가 울려 퍼진다.
바흐는 평생 총 3개의 오라토리오를 남겼다.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BWV248)는 1734년 성탄절을 기념하기 위해 작곡됐고, 이듬해엔 부활절과 승천대축일을 위한 ‘부활절 오라토리오’(BWV249), ‘승천대축일 오라토리오’(BWV11)를 작곡했다. 세 작품 중 가장 아름답고 유명한 곡이 바로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다. 트럼펫과 팀파니로 경쾌하게 시작되는 1곡의 주제처럼 시종일관 아기 예수 탄생의 기쁨과 송축으로 가득 차 있으며 선율처럼 흐르는 레치타티보(서창) 또한 백미다. 작품의 내용은 예수의 탄생과 목자들의 경험, 동방박사의 방문과 세례 명명 등에 관한 것으로, 신약성경의 누가복음과 마태복음을 인용하고 있다. ‘마태수난곡’ ‘요한수난곡’ ‘b단조 미사’와 함께 바흐의 4대 종교 음악으로 꼽히는 곡이지만 종교 음악이라고 해서 엄숙하고 무거울 것이라고 지레 겁먹지 않아도 좋다. 귀를 즐겁게 하는 밝고 경쾌한 표현은 물론이고 서정미 또한 빼어난 걸작으로 클래식 입문자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이다.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는 일반적인 오라토리오와는 형식상 재미있는 차이를 보인다. 제목으로 봐선 오라토리오의 양식이지만 전체 6부이며 총 64곡의 독립된 칸타타로 구성돼 있다. 이 작품은 전곡이 한 번에 연주되는 것이 아니고, 25일 크리스마스와 그 뒤 6일간 나눠서 연주하게 돼 있다. 누가복음과 마태복음의 예수 탄생 구절을 인용하고 있으나 하나의 줄거리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오라토리오와는 달리 내용에 일관성이 있지는 않으며 극적인 모습 또한 띠지 않는 점이 독특하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오늘의 추천곡
제1부 : 크리스마스 첫째 날
제 1곡 합창 “환호하라, 즐거워하고 이날을 찬미하라.”
1부의 내용은 황제의 칙령으로 호적을 정리하기 위해 고향 베들레헴으로 떠나는 예수의 부모, 요셉과 마리아의 여행 이야기로 시작해 마리아가 예수를 낳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1부는 전체 9곡으로 팀파니와 트럼펫, 목관 악기의 화려한 팡파르에 이어 기쁨의 합창이 등장한다.
관악기와 어우러진 웅장한 합창은 예수 탄생의 기쁜 소식을 알리는 선포이자 독실한 루터인이었던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신앙 고백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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