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멸감, 불쾌감도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성적 수치심에 해당돼”

대법원이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에 ‘헤드락’을 한 것도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모멸감과 불쾌감도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성적 수치심’에 해당한다고 못 박음으로써, 강제추행이 폭넓게 인정되는 주요 판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이흥구)는 24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A(52)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헤드락은 피고인의 남성성을 과시하는 방법으로서 피해자에게 모욕감을 줬다”며 “모멸감, 불쾌감도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성적 수치심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A 씨는 2018년 5월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 직원들과 회식을 하는 과정에서 B(27·여) 씨의 머리를 왼팔로 감싸고 피고인의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헤드락을 하고 주먹으로 머리를 2회 쳤다. 이어 “이 년을 어떻게 해야 계속 붙잡을 수 있지. 머리끄덩이를 잡고 붙잡아야 되나” 라고 하면서 손가락이 피해자의 두피에 닿도록 양손으로 피해자의 머리카락을 잡고 흔들고, 피해자의 어깨를 수회 친 것으로도 조사됐다.

A 씨는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의 머리가 자신의 가슴에 닿지 않아 추행행위가 아니다”라며 “계속 회사에서 근무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다소 격하게 표현한 것으로서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추행행위에 해당한다”며 유죄로 판단,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이를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성적인 의도를 가지고 한 행위가 아니므로 강제추행죄가 될 수 없다”며 “피고인에게 강제추행 고의도 없었다”고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은지 기자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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