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우 배성우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현재 방송 중인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제작진과 출연진 전체에 큰 피해를 끼쳤다. 결국 배성우의 소속사 대표를 겸하고 있는 배우 정우성이 대타로 참여하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그가 출연 중이던 드라마와 개봉을 앞둔 영화 관계자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안겼다.
연예인은 공동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들의 잘못은 혼자만의 책임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는 연예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이 그 이유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배우 안재욱의 경우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직후 출연 중이거나 출연을 앞둔 뮤지컬 ‘광화문 연가’ ‘영웅’에서 하차하고 자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에 두 작품에 적잖은 피해를 입혔다는 책임까지 더해지며 비난 여론이 거셌다.
하지만 안재욱이 다시 무대 위에 서기까지 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한 작품을 끝낸 연예인이 다음 작품에 참여하기까지 휴식을 취하는 시간보다 짧다. 당시 그는 연극 ‘미저리’로 복귀하며 “죄송스럽고 부끄러워서 연기를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했다”면서도 “연기 외에는 할 줄 아는 재주가 없어 용기를 냈다”고 변명했다.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라 연극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그의 다른 분야의 활동 재개에도 디딤돌이 됐다. 안재욱은 내년 방송되는 tvN 드라마 ‘마우스’에도 출연한다. 음주운전 후 약 2년 만에 안방극장까지 진출한 셈이다.
안재욱 외에도 수차례 음주운전에 적발됐던 가수 호란과 이정, 길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슬그머니 복귀해 빈축을 샀다. 최근 연예뉴스의 댓글 기능이 폐지되며 대중적 저항이 적어진 것이 그들의 모럴 해저드를 만연케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방송사나 제작사 관계자들도 기사 댓글이나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대중의 눈치를 살핀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댓글을 달지 못하게 하면서 충분한 자숙의 시간을 갖지 않고 슬며시 돌아오려는 연예인이 늘고 있다”며 “하지만 그럴수록 대중적 반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그들이 참여하는 작품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만드는 등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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