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행사한 수권법은 표결
사실상 트럼프와 ‘결별’ 수순


미국 상원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개인 지원금 상향안 표결은 저지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방수권법안은 표결하기로 했다. 대선 패배에 따른 전열정비 차원이자 2024년 대선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로 보인다.

29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지원금을 1인당 600달러(약 65만 원)에서 2000달러로 올리는 발의안에 대한 민주당의 표결 시도를 막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7일 코로나19 경기부양안에 서명하면서 1인당 지원금을 2000달러로 올릴 것을 요구했는데, 집권당이 상원에서 이를 저지한 것. 앞서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은 전날인 28일 하원에서 관련 법안을 상정해 가결했다. 대신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지원금 상향 문제와 소셜미디어 규제, 대선 관련 조사 등 3가지 문제를 함께 상원에서 검토하는 절차를 다음 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공화당 지도부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금 상향 조정 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반면 매코널 원내대표는 국방수권법안과 관련해서는 “하원에서 압도적 다수가 반드시 통과돼야 하는 이 법안을 재승인하기로 했으며, 상원에서 30일 최종 표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하는 것으로, 공화당 지도부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과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공화당 지도부는 나쁜 국방수권법안 통과를 허용할 것인데, 상원은 국방수권법안이 수정될 때까지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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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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