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솔(32)·이정원(여·32) 부부

우리 부부는 2018년 12월 병원 송년회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저(정원)는 송년회 장기자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 지코의 ‘오키도키’를 부르는 남편을 보고 누굴까 궁금했습니다. 남편을 다시 만난 것은 병원 부서장회의에서였습니다. 수간호사가 된 저는 물리치료실장 직책을 단 남편을 보고 ‘아! 물리치료실(소속)이구나’라고 생각했고, 서로 눈인사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이후 저희는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병원에서 부서장을 맡은 사람 중 둘이 가장 어려 고민을 털어놓을 대상이 서로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술 한잔하면서 대화하게 됐는데, 서로 신기할 정도로 잘 맞았습니다. 그 바람에 만남 횟수도 늘었습니다.

하루는 ‘돼지껍데기’에 소주 한잔 기울이는데 남편이 “사귀자”고 고백했고, 저도 바로 수락했습니다. 물론 사귀는 것과 별개로 각자 한 부서를 책임지고 있던 터라 병원에서는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기로 했습니다.

연애 시작 한 달 반 정도 지났을 때였습니다. 저는 병원 옆 예식장에서 진행하는 무료시식 이벤트에 당첨돼 남편에게 “같이 뷔페에 식사하러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시식과 함께 예식장 측에서 결혼상담을 해준다는 말에 상담실로 들어갔습니다. “혹시 생각하는 결혼 날짜가 있느냐”는 질문에 저희는 별생각 없이 2020년 2월이라고 답했는데 마침 2월 22일이 비어 있었습니다. 남편은 나중에 취소해도 된다며 계약금을 걸었고, 저희는 얼렁뚱땅 결혼 준비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신기한 것은 연애 몇 달 만에 결혼하겠다는데 양가 부모님은 물론 친구들까지 누구 하나 말리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솔아, 언제나 나를 위해 노력해주고 하루하루를 지내줘서 고마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 나가자. 성숙하고 현명한 아내가 될게. 사랑해!”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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