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으로 지명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으로 지명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월성원전·울산시장 선거개입 등
檢 수사중인 사건 유야무야 전망

사실상 실권 쥘 차장·검사 인선
또 다시 與野 갈등 폭발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초대 처장 후보를 지명함에 따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년 1월 출범이 가시화됐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개혁의 상징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집권세력 관련 수사가 흐지부지되는 등 정권 보위 역할을 하고 정권에 반기를 든 판검사들이 주요 수사대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공수처, 정권 수사 다 뭉갤 것”= 정치권과 법조계의 예상대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이건리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중 김 연구관을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검찰 조직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갖고 있는 문 대통령이 검사 출신 이 전 부위원장을 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판사 출신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개방직으로 바뀐 법무부 인권국장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전력이 있다. 수사 경험이 없어 야당에서는 공수처장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문 대통령이 밀어붙인 모양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판사, 변호사, 헌재 연구관 외 조폐공사 파업유도 특검 특별수사관 등 다양한 법조 경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 경험이 없다는 야당의 비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집권 후반기 출범하는 공수처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무회의에서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조계와 야권에서는 사실상 정권을 향하는 수사를 뭉개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당장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월성 원자력발전소 폐쇄 과정에 대한 수사와 울산시장 선거개입 관련 수사가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무리한 징계와 급하게 공수처장 임명을 밀어붙이는 배경에 정권을 향한 검찰 수사를 막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는 건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공수처 출범 및 검사 임용 두고 갈등 소지 = 문 대통령이 공수처장 최종 후보자를 지명한 뒤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청문회를 거친 뒤 문 대통령이 지명자를 처장에 임명하면 초대 처장은 공수처 조직 구성에 들어간다. 수사처 검사는 7명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하지만 공수처 검사 임용 문제는 갈등의 소지로 남아 있다. 야당이 공수처 인사위원을 추천하지 않으면 검사를 임용하지 못해 처장과 차장만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처럼 들러리를 세우는 경우에는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야당 몫 인사위원 2명이 추천되지 않으면 공수처 인사위 구성이 완료되지 않아 공수처 검사 임용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수처 검사는 인사위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고, 인사위는 야당 몫 2명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다.

◇실권 쥘 공수처 차장, 친여 인사 기용할까 = 인사청문회 이후 공수처장 인선이 마무리되더라도 차장 인선을 두고 여야 갈등이 또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공수처장과 달리 차장은 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견제 장치 없이 정권 입맛에 맞는 인물을 차장으로 앉힐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공수처 출범 전부터 공정성과 중립성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비(非)검사 출신 인물을 공수처장 자리에 앉히고, 검사 출신 차장이 실권을 쥘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공수처법 개정으로 변호사 자격을 7년 이상으로 낮추고 수사 경력 요건은 아예 삭제했다.

민병기·윤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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