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지명자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지명자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공수처장 지명자 첫 일성

중립성 확보방안은 언급 안해
“국민 위에서 군림하는 권력은
존재할수 없고 존재해선 안돼”

수사지휘 경험부족…우려 여전
與野, 조직구성 놓고 충돌 전망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에 내정된 김진욱(54·사법연수원 21기) 지명자(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가 31일 청문회 준비를 위한 첫 출근길에 “헌법에 따르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공수처 권한도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며 정치적 중립성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중립성 확보 방안에 대해선 제시하지 않고, 수사지휘 전문성이 없다는 부분은 여전히 발목을 잡을 것이란 평가다.

김 지명자는 이날 오전 9시 44분쯤 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에 대한) 우려 중 하나가 공수처가 무소불위 권력기관이 될 것이라는 것”이라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은 헌법상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가 여권 등 살아있는 권력에 휘둘리며 검찰·법원 등 특정 집단을 통제하는 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 불식 방안, 친정부 인사의 공수처 차장 임명 등 민감한 질문엔 말을 아꼈다. 다만 김 지명자는 “공수처 수사대상은 염두에 둔 것 없다”고 말했다.

김 지명자는 이날 헌법을 강조하면서 공수처 권한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했지만, 공수처를 둘러싼 정치적 중립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사지휘 경험이 사실상 전무한 부분은 그가 본인 의지와 달리 외풍에 휘둘릴 가능성을 키운다. 김 지명자의 약력을 보면, 공수처장에 해당하는 수사지휘자로서의 경험은 전무하다. 약 28년의 법조인 생활 중 판사, 김앤장 소속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차장, 특별검사 수사관,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2017년엔 문재인 정부 초대 법무부 인권국장에도 지원한 뒤 탈락했다.

특히 그는 공수처장 후보자 논의 과정 중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에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공수처장 후보 수락 이유를 묻는 서면 질문 등에 “가지 않은 길을 개척자 정신으로 헤쳐 나가겠다”며 시의 특정 문구를 직접 인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지 않은 길’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시인의 심경을 담은 시로 평가받는다. 또 공수처장후보추천위 측과의 서면 질의 응답을 통해 “공수처장은 수사가 중립성·독립성을 유지하도록 지휘·감독하는 것”이라면서도 “공수처장 직무는 구체적 사건의 수사지휘보다는 기관 운영을 하는 위치에서 공수처의 사무에 관해 의견을 진술하고 출석·보고하는 것”이란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공수처장 직무로 수사지휘보다 사무에 대한 의견 진술, 국회 출석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대답한 것이다.

공수처 구성을 둘러싼 여야 충돌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 지명자가 내년 1월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임명장을 받더라도 차장과 수사처 검사·수사관 등 수사인력을 채용하는 작업이 남았다. 특히 검사 선발 과정을 두고 격한 여야 대립이 예상된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검사는 인사위원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공수처장이 인사위원장을 맡고, 위원장 1명을 포함한 7명의 위원으로 인사위가 구성되는데, 7명 중 2명은 야당(교섭단체)이 추천한다. 만약 국민의힘이 야당 몫 인사위원을 추천하지 않으면 인사위가 파행을 겪거나 최근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 때처럼 야당 추천 위원들을 배제한 채 인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또 한 번의 충돌이 예상된다.

염유섭·이해완·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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