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체결 논란’ 전문가 제언

靑, 협상 성과 홍보에만 열올려
“韓 생산물량 우선공급 요청해야”


31일 오전까지 정부와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 체결 소식이 나오지 않으면서, 내년 1월 중 계약 체결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연내 계약도 가능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협의 성과를 홍보하는 데 급급했지만, 실제 계약의 성사와 신속한 공급을 위해 모더나의 구미가 당길 만한 조건 준비 등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문화일보 12월 30일자 5면 참조)

이날 오전 듀크대의 국제보건혁신센터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으로 전 세계의 모더나 백신 선구매는 총 4억9050만 회(2억4525만 명)분량이 이뤄진 상태다. 여기에는 우리나라가 기존에 공급받기로 한 2000만 회분량이 반영돼 있지만, 최근 추가된 2000만 회분량은 반영돼 있지 않다. 모더나의 백신 생산 업체인 스위스 론자가 현재 연간 4억 회분량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내년 1월 중 우리나라와 계약이 체결된다고 해도 실제 공급이 언제부터, 얼마나 이뤄질지는 매우 불확실하다. 모더나에서 협상 중임을 시인하면서도 구체적인 공급 시기와 분량에 대해서는 청와대 발표와 달리 여지를 남겨둔 이유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대통령의 협상 성과 선전에 급급하기보다는, 실제 백신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모더나가 특히 흥미를 보이는 국내 위탁생산(CMO)기지의 조건 등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사례처럼 국내에서 CMO 업체가 선정되면 기존 선구매 계약들과 별개로 국내에서 생산된 물량 중 일부를 국내에 우선 공급해달라는 방식으로 계약을 수월하게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더나의 기존 생산기지의 연간 생산능력을 초과해 선구매 계약들이 체결된 현시점에서는 조기에 최대한 많은 물량의 백신을 확보하는 데 있어 국내 생산기지 제공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모더나 입장에서도 우리에게 1000만 명 분량을 더 주는 대신 생산기지를 확보한다면 좋은 계약이지만 생산기지 준비에 큰 허들이 있다고 본다”면서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것과 완전하게 대량생산이 가능한 역량을 갖추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고, mRNA 방식인 모더나 백신은 만들어 본 적이 없는 백신이라 이런 부분에서 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내세우려면 준비를 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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