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정시설 3단계 거리두기 논란

집단감염 2주 만에 대책 내놔
당국 초기대응실패로 재판차질
이용구 “구치소 사태 송구하다”


법무부가 서울 동부구치소 등 교정시설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뒤늦게 전국 교정시설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법무부의 이번 조치는 동부구치소에서 지난 18일 누적 확진자가 200명을 넘기고 2주 만에 나온 대책이다. 이에 따라 변호인 접견 등을 내년 1월 13일까지 2주간 제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교정 당국의 초기대응 실패로 재판을 앞둔 다수 수용자가 변호를 충분히 받고 재판받을 권리를 상실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구금시설이 갖는 한계와 선제적 방역 조치 미흡으로 이번 동부구치소와 같은 사태가 발생해 송구하다”며 “오늘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 모든 교정시설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법무부의 추가 대책에 따라 당분간 수용자에 대한 접견, 작업, 교육 등이 제한되고, 교정시설 직원의 외부활동도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교정 당국은 동부구치소 수용밀도를 낮추고자 추가 이송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노역수형자,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는 기저질환자, 모범 수형자에 대한 가석방도 확대된다.

법무부에 따르면, 동부구치소에서 지난달 27일부터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가 792명(직원 21명·수용자 771명) 나왔고, 현재 확진자는 모두 격리 조치 중이다. 전날 748명(직원 21명·수용자 727명)에서 44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 차관은 “감염원인 및 경로에 대해선 질병관리청과 서울시 등 방역 당국에서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며 “앞서 동부구치소 내 음성판정을 받은 비확진 수용자 175명을 서울 남부교도소 등 3개 기관, 무증상·경증 수용자 345명과 126명은 각각 경북북부제2교도소와 강원북부교도소로 추가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추가 확진을 막기 위해 신입수용자에 대한 격리 기간을 2주에서 3주로 늘리고, 수용자 입소 시 1차 신속항원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한, 격리해제 전 2차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해 음성판정이 나오면 격리 해제할 방침이다. 이 차관은 법무부가 마스크를 제때 지급하지 않는 등 초기대응 실패와 관련해서는 대부분 동부구치소가 갖는 시설의 한계에 원인을 돌렸다. 그는 “취약한 환기설비, 비좁은 공간에 다수의 수용자가 밀집해 생활하는 수용환경 등을 확진 원인으로 추정한다”며 “무증상자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한 점도 원인”이라고 했다.

법무부의 이번 추가 대책에 수용자 인권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충분히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세밀한 대책 마련이 부족해 보인다”며 “구속 기간 만료가 다가온 피고인은 이번 조치로 충분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재판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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