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사장이 직접 설득… 노조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몰렸던 HMM(옛 현대상선) 노사가 새해를 30분 남기고 임금 및 단체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노조는 파업 등 쟁의행위 계획을 철회하면서 연초 해운 물류대란은 피하게 됐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노사는 전날 중앙노동위원회 중재로 열린 임단협 2차 조정회의에서 9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에는 육상·해상노조(해원연합노조) 임금 각각 2.8% 인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위로금 100만 원 지급 등 내용이 담겼다. 해상직원을 대상으로 한 해상수당(임금총액 1% 이내) 등의 내용도 신설됐다. 노조는 잠정 합의안에 대한 노조원 찬반 투표를 회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 수년간 동결된 만큼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8%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노조는 선박 항해에 필수인 일등항해사와 일등기관사들의 단체 사직 카드도 만지작하며 회사를 압박했다. 하지만 회사는 1년 흑자만으로 임금을 대폭 올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지난달 23일 1차 조정회의에서는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2차 조정회의도 31일 오후 9시를 넘기면서 사상 초유의 해운 물류대란 발생 위기가 커졌지만 이날 오후 11시 30분쯤 노사는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배재훈 HMM 사장이 직접 조정회의에 참석해 노조를 설득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배 사장은 노조에 HMM의 영업이익 전망 등을 포함해 회사가 제시할 수 있는 것들을 솔직하게 밝혔다고 한다.

노조도 해운 물류대란을 피하고자 요구 조건을 양보하면서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내렸다. 전정근 HMM 해원연합노조 위원장은 “교섭이 결렬돼 새해 초부터 수출대란이 벌어지는 상황은 피하고자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했다”면서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도 묵묵히 인내해왔던 선원들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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