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진·전보 아닌 외부 선발 진행
수사분야선 청장보다 권한 막강
최승렬 수사국장 직무대리 지정
경찰대학장 출신 백승호 등 거론
4일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하면서 3만 명이 넘는 수사경찰을 지휘·감독하게 될 초대 국수본부장 인선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우선 내부 발탁보다는 외부 수혈로 가닥을 잡아 일각에서는 친문(친문재인) 인사가 등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로 1차 수사종결권을 확보한 경찰 수사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부적격하거나 논란의 소지가 있는 외부 인사가 임명될 경우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이날 경찰청에 따르면 정부의 관련 법 개정 이후 국수본부장 인선 방침을 검토해 온 경찰은 내부 승진·전보가 아닌 외부 선발 절차를 진행하기로 확정했다. 지난 1일에는 ‘국가수사본부장 경력 경쟁채용시험 계획’을 공고하기도 했다. 공고에 따르면 서류·신체검사, 종합심사를 거쳐 임용 후보자 2∼3인이 경찰청장에게 보고되면, 청장은 이 가운데 1명을 추천하게 된다. 이후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 및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초대 본부장을 임명하게 된다.
국수본부장은 2년 단임으로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인 치안정감 직급으로 보임하지만, 수사분야에선 실질적으로 청장 못지않은 힘을 쥐게 될 전망이다. 외부에서 적임자를 모집할 경우 △10년 이상 수사 업무 종사자 중 고위공무원단 소속 공무원 △3급 이상 공무원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 재직경력 등을 요건으로 한다. 정석대로라면 수사 기능에 정통한 전·현직 고위 경찰이 초대 수장에 임명되는 것이 예측 가능한 수순이나, 외부의 수사 전문가도 포함될 수 있어 비(非)경찰 출신 법조인이 낙점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안팎에선 전남 장흥 출신으로 경찰대학장(치안정감)까지 지낸 백승호(사법연수원 23기) 김앤장 변호사 등이 초대 수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김앤장에 영입된 지 1년이 채 안 된 백 변호사가 본부장에 임명돼 임기를 마치면 향후 3년간 관련 업종에 재취업할 수 없어 본인 수락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최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수사 결과 미진 논란과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변호사 시절 택시기사 폭행 사건 내사종결에 따른 봐주기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수사 역량 및 독립성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소 한 달 이상 ‘수장 공백’이 예상되는 상태로 국수본을 출범하게 됐다. 경찰청은 국수본부장 선발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최승렬 경찰청 수사국장을 직무대리자로 지정, 업무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늦어도 2월 중으로 초대 국수본부장 임명이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정된 경찰법 시행에 맞춰 지방경찰청 명칭에서 ‘지방’이라는 단어가 빠져 서울특별시경찰청으로 30년 만에 명칭이 바뀐 서울경찰청도 이날 오전 현판을 교체하는 기념식을 개최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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