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자체후보 선출 돌입
김종인 “후보 결정땐 安 이긴다”
단일화 협상기구 · 로드맵 부재
野 분열땐 與에 여론조사 밀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9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집권세력인 더불어민주당을 이기기 위한 야권 후보 단일화 추진보다 독자 후보 옹립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이 분열한 채 3파전 구도로 선거를 치를 경우 필패가 분명한 상황에서 민주당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이기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각종 신년 여론조사 결과, 안 대표가 야권 후보로 단일화되면 민주당 후보가 누가 나오든 승리하지만, 야당 후보가 분열될 경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나오면 이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왔다. 국민의힘이 제1야당 기득권에 빠져 후보 단일화 기구나 경선 방식 등 야권 후보 단일화 로드맵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일고 있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기호 1번과 2번의 압축대결 양상”이라며 “가능하다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범야권 통합과 후보 단일화의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공관위는 야권단일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우리 일정을 예정대로 밟아나가겠다”고 했다. 공관위는 이날 회의에서 공관위 산하 시민검증특별위원회 구성, 후보등록 및 공천관리 운영 일정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애초 정치권에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룰과 로드맵이 조기에 확정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비공개회의에서 “우리 후보를 세우는 게 우선”이라며 “안 대표와 맞붙으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호적인 여론 지지율이 나오면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문전성시다. ‘빅2’인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야권 단일화를 위한 희생의 메시지를 던지기보다 자신이 단일후보가 되기 위한 전략에 고민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이번 선거의 정적은 ‘안철수’가 아닌 민주당 후보”라며 당이 조속히 야권단일화와 관련한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18년에도 야권 후보들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안 대표가 단일화 과정에서 각자의 길만 고집해 야권표 분열을 초래했다는 비판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야권단일화 없는 3자 구도시 여당 후보가 우세하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조원씨앤아이가 시사저널 의뢰로 지난달 26∼27일 조사한 결과 3자 구도가 될 경우 박 장관이 35.5%를 얻어 안 대표(26.0%), 나 전 의원(19.4%)을 제쳤다.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박 장관이 31.3%, 안 대표 29.4%, 나 전 의원이 19.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이날 출마 선언을 한 오신환 전 의원은 “대통합을 전제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하나의 후보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희·이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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