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타스님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한국 선적 ‘한국케미’호가 4일 페르시아만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뒤 이란 고속정의 감시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란 타스님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한국 선적 ‘한국케미’호가 4일 페르시아만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뒤 이란 고속정의 감시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안전상황 파악·억류해제 요청
이란 商議 “한국에 동결된 자금
백신 구매에 활용 방안 논의중”
美국무부 “억류 즉각 풀어라”


한국 국적 유조선이 걸프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가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 대사를 초치한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선박을 나포한 배경에는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에 참여하는 데 대한 불만이 자리하고 있다는 주요 외신들의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일단 이 문제가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고 외교 채널을 통한 조기 억류 해제를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청해부대 최영함(4400t급)이 5일 오전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에 도착해 임무 수행에 돌입한 가운데,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란이 걸프만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고, 대이란 제재 완화를 강요하려 한다”며 이란의 한국 국적 유조선 억류 해제를 요구했다.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샤베스타리 대사가 외교부를 방문해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과 면담한다. 외교부는 샤베스타리 대사에게 전날 걸프 해역에서 나포된 ‘한국케미’호의 안전 상황을 파악하고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할 방침이다. 초치는 당초 이날 오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오전에 외교부를 방문한 샤베스타리 대사가 많은 취재진을 목격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바람에 오후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에 대해 “어제(4일) 1차 대응을 했고, 주한이란공관과 주이란한국대사관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계속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사건발생 직후부터 청와대 안보실을 중심으로 외교부, 해양수산부, 국방부와 정보기관까지 참석하는 유관부처 회의를 지속해서 개최하면서 관련 상황을 공유했다.

2019년 한·이란 교역 중단 이후 이란이 한국 측에 지속적인 불만을 표출해온 탓에 사건의 순조로운 해결이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2019년부터 본격화한 대이란 제재로 한국이 이란에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원유 대금은 80억~85억 달러로 추정된다. 지난해부터 인도적 교역 품목에 한해 한·이란 교역이 재개되면서 양국 관계에 다소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이란의 불만은 완전히 사그라들진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연초 이란을 방문해서 한·이란 경제 교역 문제를 집중 논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호세인 탄하이 이란·한국 상공회의소 회장이 3일 이란 언론에 “한국과 동결 자금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에 사용하는 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김영주·박세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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