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로 가던 한국 유조선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2월 청해부대가 표류 중이던 이란 국적 선박을 구조한 뒤 식량과 식수까지 지원하며 돌려보낸 뒤 이란 정부가 감사를 표시한 일이 재조명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5일 “지난해 2월 1일 오만 무스카트항 인근 해역에서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이 연료 부족과 엔진 정지로 표류하던 이란 국적 ‘알소하일(ALSOHAIL)호’를 발견해 구조했다”며 “인도적 차원에서 쌀 20㎏ 등 식량과 식수를 지원하고, 안전하게 이란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름 1300여ℓ를 추가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한 이란 대사관 측이 감사의 뜻을 표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마찰 없이 원만히 해결돼 유조선이 빨리 귀환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청해부대 33진 구축함 최영함(4400t급)은 4일 오전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 국적 화학 운반선 나포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5일 새벽 4시쯤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에 도착해 바레인에 있는 미 5함대사령부 및 연합해군사령부(CMF)와 협조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전날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항 남쪽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던 최영함이 5일 새벽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번이 청해부대 6번째 파병인 최영함은 무스카트에서 600여㎞ 거리를 14시간여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부대가 한국 선박이 이란에 나포된 상황에 대응한 작전 임무 수행을 위해 투입된 것은 처음으로, 지난해 1월 호르무즈 해협 독자파병 결정 후 1년 만이다.
최영함은 특수전(UDT) 장병 등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 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11월 17일(현지시간) 예멘 카마란섬 서방 15마일 해역에서 한국 국적 항만 준설선(웅진 G-16호)과 웅진 T-1100호 등 선박 3척이 후티 반군에 나포됐을 때 출동하기도 했다. 최영함은 청해부대 6진으로 첫 파병 임무를 수행할 당시인 2011년 1월 21일에는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쥬얼리호 선원 21명을 전원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과 그해 4월 21일 ‘한진텐진호 선원 구출 작전’을 성공리에 수행한 바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1월 21일 당시 불안한 중동 정세를 고려하고, 국민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을 보장하기 위해 청해부대 파견 지역을 한시적으로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과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일대로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시적’이란 의미는 중동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를 의미했다. 중동 지역은 2만5000여 명의 교민이 거주하며, 호르무즈 해협 일대는 한국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우리 선박이 연 900회 이상 지나다니는 곳이다. 국방부는 청해부대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과 상관없이 단독 작전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청해부대 임무에는 유사시 호르무즈 해협 등 아라비아만 일대에서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CMF 및 유럽연합의 해양안보작전에 참여하는 것 외에도 타국 선박을 포함해 이 해역을 지나는 선박의 안전 호송·항해를 지원하면서 국제 해상 안전과 테러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는 것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청해부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외국 선박을 호위할 수도 있고, 한국 선박의 호송을 IMSC에 부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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