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 사다리 끊겨 불안 고조
‘믿을건 주식밖에 없다’ 빚투”
“주식도 자산 늘리는 한 수단
스스로 공부해 투자 긍정적”
6일 오전 코스피지수의 사상 최초 장중 3000선 돌파를 견인한 세력은 이른바 ‘동학개미’(개인투자자)다. 이 중에서도 2030 젊은층이 주력부대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에 쏟아부은 돈은 5일 하루 1조 원이었다. 지난해 개인 순매수만 64조 원이었다. 전문가들은 젊은층 사이에서 미친 집값의 부동산 대신 주식이라도 사야겠다는 심리가 작동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의 불투명한 미래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는 우울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계층 간 사다리가 점점 없어지면서 마지막 남은 수단이 주식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도 투자 열풍의 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간접 투자보다 본인 스스로 공부해 투자하는 직접 투자 행태가 늘고 있는데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 투자는 충분히 현명한 전략이라는 긍정적인 해석도 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젊은층의 영끌(영혼을 끌어모아 투자) 주식은 우리 사회의 불투명한 미래를 일부 반영한다”며 “은퇴하면서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부모 세대의 모습을 봤고 직장 근속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은 데다 인구절벽, 연금수령 등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한탕을 노리며 주식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동산의 경우 대출을 받아야 하고 목돈이 있어야 가능한 반면, 주식은 아무래도 투기판이다 보니 더 불안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서 부동산을 못 사니까 주식이라도 사야겠다 혹은 주식으로 돈 벌어 집을 사야겠다는 심리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근로소득으로는 부동산 가격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계층 간 사다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건 주식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주식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고 그는 추정했다. 안 교수는 현 주식 시장에 대해 “기관과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세가 아닌 절박한 개인들이 주도하는 시장”이라며 “외국인이 들어오면서 주가가 더 오르자 뒤늦게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추격 매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주장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도 주식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쏠림 현상(herd behavior)에 대해 우려감을 드러냈다. 구 교수는 “기업들을 잘 정해 투자하는 게 아니라 몸을 담그지 않으면 낙오된다는 불안감 때문에 원칙 없이 투자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며 “예전에는 좋은 학교, 좋은 직업을 관철시켜 가는 것이 중요했는데 현재 주식·부동산 투자 열풍은 일확천금을 바라는 경향이 많다”고 밝혔다.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과거 카더라 의존보다는 본인 스스로 공부해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는 시장 환경이 변하니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모습으로 읽힌다”며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빚의 가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스마트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실 1986·1987년에도 20대들이 주식 시장에 대거 뛰어든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부모 세대가 차곡차곡 돈을 모아 부동산을 산 것과 마찬가지로 주식 투자 역시 자산 증식의 한 수단이기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유회경·송정은·김보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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