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목적에‘고용안정’ 추가
기업 구조개편 주요 수단인
인력 감축에 걸림돌로 작용
전문가 “시장은 보지도 않는
법적 독재 다름없어” 비판
산업은행이 부실기업을 구조조정할 때 ‘고용 안정’을 고려하도록 의무화한 법안은 시장 원리를 무시하는 거여(巨與)의 패착이 드러난 고질적 사례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인력 감축은 주요 구조조정 수단 중 하나인데 사실상 불가능한 일을 법으로 강제하면서 산은의 손발을 묶는 것과 같아 구조조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6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양이원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은의 설립 목적에 ‘고용의 안정·촉진’을 추가하는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최근 발의했다. 산은이 산업의 개발·육성, 중소기업 육성 등의 업무를 수행할 때뿐 아니라 기업 구조조정 때도 고용 안정과 촉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산은의 설립 목표에 고용 안정을 추가하는 법안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이 의원은 “산은이 공적자금을 투자한 기업을 구조조정할 때 해당 기업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산은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며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산은은 우리나라에서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을 맡아온 국책은행이다. 말 그대로 구조적 개편으로 기업의 효율성을 높여 생존 기로에 있는 기업의 숨통을 터줘 국가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부터 최근엔 아시아나항공, KDB생명이 산은의 손을 거쳤다.
전문가들은 기업 구조조정이 시장 논리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인력을 줄이지 않은 채 이뤄진 기업 구조조정은 반쪽에 불과해 효율성을 극대화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고용은 다른 사회 시스템으로 보완할 사안이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려할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기업이 부실화되거나 쇠퇴한 산업은 고용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고용을 목표로 두면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돼 구조조정이란 본연의 역할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정수 서강대 교수 역시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건 비효율적인 기업이 있기 때문이고, 산은은 이 기업을 효율화하는 게 역할인데 고용을 추가하면 상충될 수 있다”며 “오히려 생산성 있는 기업에 돈이 흐르는 것을 막아 신산업에서의 고용 창출을 더디게 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시장 논리는 무시한 채 각종 경제 문제를 법에 명시해 해결하려는 거여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시장을 보지도 않고 모든 걸 법으로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며 “법적 독재와 다름없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법안의 개정안 논리라면 다른 공공기관 모두 고용을 목표에 추가해야 한다”며 “정권과 시기에 따라 고용이 중시될 수 있다고 해도 시행령 등 하위법에 담길 내용이지 법으로 강제할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기업 구조개편 주요 수단인
인력 감축에 걸림돌로 작용
전문가 “시장은 보지도 않는
법적 독재 다름없어” 비판
산업은행이 부실기업을 구조조정할 때 ‘고용 안정’을 고려하도록 의무화한 법안은 시장 원리를 무시하는 거여(巨與)의 패착이 드러난 고질적 사례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인력 감축은 주요 구조조정 수단 중 하나인데 사실상 불가능한 일을 법으로 강제하면서 산은의 손발을 묶는 것과 같아 구조조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6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양이원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은의 설립 목적에 ‘고용의 안정·촉진’을 추가하는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최근 발의했다. 산은이 산업의 개발·육성, 중소기업 육성 등의 업무를 수행할 때뿐 아니라 기업 구조조정 때도 고용 안정과 촉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산은의 설립 목표에 고용 안정을 추가하는 법안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이 의원은 “산은이 공적자금을 투자한 기업을 구조조정할 때 해당 기업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산은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며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산은은 우리나라에서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을 맡아온 국책은행이다. 말 그대로 구조적 개편으로 기업의 효율성을 높여 생존 기로에 있는 기업의 숨통을 터줘 국가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부터 최근엔 아시아나항공, KDB생명이 산은의 손을 거쳤다.
전문가들은 기업 구조조정이 시장 논리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인력을 줄이지 않은 채 이뤄진 기업 구조조정은 반쪽에 불과해 효율성을 극대화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고용은 다른 사회 시스템으로 보완할 사안이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려할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기업이 부실화되거나 쇠퇴한 산업은 고용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고용을 목표로 두면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돼 구조조정이란 본연의 역할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정수 서강대 교수 역시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건 비효율적인 기업이 있기 때문이고, 산은은 이 기업을 효율화하는 게 역할인데 고용을 추가하면 상충될 수 있다”며 “오히려 생산성 있는 기업에 돈이 흐르는 것을 막아 신산업에서의 고용 창출을 더디게 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시장 논리는 무시한 채 각종 경제 문제를 법에 명시해 해결하려는 거여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시장을 보지도 않고 모든 걸 법으로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며 “법적 독재와 다름없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법안의 개정안 논리라면 다른 공공기관 모두 고용을 목표에 추가해야 한다”며 “정권과 시기에 따라 고용이 중시될 수 있다고 해도 시행령 등 하위법에 담길 내용이지 법으로 강제할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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