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잡음 등으로 교체 예상됐다가 극적으로 잔류한 2곳도
오는 8일 자로 서울시 3급 이상 고위 간부 전보 인사가 단행된 가운데 각 자치구 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구·성동·중랑·동작 부구청장이 새롭게 부임하는 가운데 부구청장 적임자를 구하지 못해 공석이 됐거나 공무원들에게 작별 인사까지 마친 현직이 강제 잔류한 사례도 나와 의문을 낳고 있다. 원치 않은 전보 ‘위기’에 몰렸다가 기사회생한 인사들도 있다. 서울 자치구 부구청장은 서울시 3급 이상 고위 간부가 발령받는 직위로 행정 관료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어 공무원들이 대체로 선호하는 자리로 꼽힌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8일 자로 확정된 서울시 3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에서 자치구 4곳이 새 부구청장을 맞게 됐다. 중구 부구청장엔 마채숙 보행친화기획관이, 성동 부구청장엔 지난해 1년간 국내 교육을 이수한 서울시립대·비고시 출신 유보화 부이사관이, 중랑 부구청장엔 역시 지난해 1년간 국내 교육을 받은 김태희 전 경제일자리기획관이, 동작 부구청장엔 지난해 1년간 국내 교육을 받은 배형우 전 복지기획관이 발령을 받았다. 이들 4곳은 자치구의 수요와 본인의 희망이 맞아떨어지면서 원만하게 인사 조정이 이뤄졌다.
하지만 부구청장 인사를 하지 못하고 난감한 처지에 놓인 곳도 있다. 서울시 간부 여러 명에게 전보를 타진했다가 모두 거절당하는 등 부구청장 구인난을 겪었던 A 구청은 결국 현 부구청장이 강제 잔류하게 됐다. 이 구청의 부구청장은 애초 시청 본청 전입이 확실시되면서 각 부서를 돌며 직원들에게 작별 인사까지 마쳤지만, 구청에서 후임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어쩔 수 없이 계속 더 근무하게 됐다. 후임자 구하기가 난항을 겪자 서울시 한 여성 고위간부까지 나서 후보군을 설득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이 구청에 대한 서울시 고위 간부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반영해 서울시 행정국이 ‘한 방’ 먹인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서울시 고위 간부는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딱 맞는 상황”이라며 “부구청장을 일반 직원 대하듯 하대하고 고압적인 단체장의 업무 스타일 때문에 기피 지역으로 낙인되면서 전출 권유를 받은 모두가 손사래를 쳤다”고 귀띔했다.
B 구청은 현 부구청장이 서울시 전입 후 교육을 가는 것으로 확정됐지만, 후임자 인사 발령이 나지 않았다. 인사 작업이 진행되는 도중에 징계 전력이 있는 간부가 부임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조직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한 때 시의 국장급 여성 간부의 부임이 유력하게 검토됐지만 현실화되지 못하고 한동안 부구청장을 공석으로 두게 됐다. 이 구청은 구청장과 현 부구청장의 사이도 원만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 구청은 애초 부구청장이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한 지역 언론에서 부구청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과잉 의전을 받고 있다며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바람에 복잡한 지역 정치 지형과 맞물려 그 여파가 구청과 구의회에까지 미쳤기 때문이다. 이 부구청장이 잔류하면 구청장도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교체가 확실할 것으로 보여져 서울시 간부 중 몇몇이 전보를 희망했지만 결국 현직이 잔류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이 구청의 한 간부는 “평소 직원들과 원만하게 지내온 점이 고려됐을 것”이라며 “업무 연속성도 감안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청장과 인연이 있는 젊은 시 간부로 전보 인사를 단행할지를 놓고 고심하던 D 구청도 현직 잔류로 결론났다. 오래전부터 구청 안팎에 잔류 희망 의사를 밝혀왔던 이 구청 부구청장은 성실한 자세로 구정을 뒷받침하며 원만한 성품으로 코로나19로 격무에 몰입하고 있는 구청장과 직원들에게 인정받은 점이 인사에 반영됐다. 근무평가 결과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은 직원까지 따로 위로하는 모습을 보이며 구청 공무원들의 마음을 샀다고 전해진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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