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접견을 일반접견실 변경
대화 들려 ‘피의자 방어권 침해’
목욕 2주 금지… 인권도 짓밟아
법무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변호인과 수용자 접견을 교도관이 대화를 들을 수 있는 일반접견실에서 진행하고 있어 ‘피의자 방어권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법무부는 수용자의 건강과 위생 문제와 직결되는 목욕과 운동을 2주간 금지해 인권침해라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7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교정시설 거리두기 3단계 조치를 발표하면서 변호인-수용자 접견을 변호인접견실이 아닌 일반접견실에서 진행하도록 변경했다. 일반접견실은 변호인과 수용자 사이에 유리 칸막이가 있어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게 교정 당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스피커를 통해 변호인과 수용자 간 대화를 교도관 등이 들을 수 있어 ‘내부고발’을 원천차단하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동부구치소를 다녀온 한 변호인은 “변호인접견실에서는 감시 사각지대에서 벗어나 변호인과 수용자가 비교적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다”며 “일반접견실은 수용자 뒤에 교도관이 있고 심지어 옆에 있는 다른 변호인이 수용자와 나누는 대화 내용까지 다 들려 민감한 대화를 나누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인은 “변호인접견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는 것은 법률적 보호를 받아야 할 수용자가 자신의 현 상황과 재판전략을 변호인과 상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최근 접견한 한 수용자는 ‘요즘 생활은 어떻냐’는 질문에 교도관이 뒤에서 듣고 있다는 눈 신호를 줬다”고 했다.
법무부는 오는 13일까지 2주간 전국 교정시설 수용자들의 운동과 목욕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수용자 수를 최소화해 진행해도 될 텐데 2주간 씻지 못하게 한 조치는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동부구치소는 현재 각방에 3명씩 수용하고, 마스크도 매일 1장씩 지급하고 있다. 앞서 법무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수용자 전원에게 매일 마스크를 지급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어떤 조건에 있든 그 사람의 생명과 건강은 차별 없이 보호돼야 한다”며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에 대한 법무부 대처에 문제를 제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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