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우)와 은진이는 20대 때 친구의 지인으로 알게 됐다가 10여 년 후인 2018년 재회하면서 인연이 이어져 결혼까지 하게 됐네요. 사실 그 10여 년의 시간 동안 은진이는 결혼과 출산, 이혼을 겪은 후였죠.
당시 친구와 은진이가 만나는 자리에 우연히 저도 참석하게 됐어요. 오랜만에 보니 정말 반갑더라고요. 연락처도 주고받고, 아이도 소개해달라고 했어요. 얼마 후 은진이가 친정에 다녀가는 길에 잠깐 짬을 내서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7살 아들도 함께요. 저는 포켓몬스터 ‘덕후’입니다. 아이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포켓몬 인형을 선물로 주면서 저를 포켓몬 삼촌으로 소개했죠. 낯을 가리던 아이가 긴장을 푸는 게 눈에 보였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희는 자주 연락하게 됐어요. 저는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데, 메시지 확인이 어려울 때가 많고 주말 근무도 많죠. 은진이가 그런 상황을 너무 잘 이해해 주더라고요. 배려심 깊은 은진이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특히 저희 마음을 키워준 건 아이였어요. 아이가 “포켓몬 삼촌이 보고 싶어”라고 했거든요. 그렇게 자주 보게 됐고, 아이를 현명하게 잘 키운 은진이에 대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사랑을 겁내는 은진이에게 “네가 재혼한다면 그 상대는 꼭 나였으면 좋겠어”라며 고백했고,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연애하면서 아이와 함께 셋이서 여행도 많이 다녔어요. 아이는 제게 마음을 열어 아빠라고 불러줬습니다. 삼촌에서 아빠로 변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더 끈끈하고 소중합니다. 누가 뭐라 해도 제 아들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해 12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힘든 상황에 있는 커플분 많으실 텐데, 서로의 확신과 믿음이 있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모두 힘내세요. “사랑하는 우리 아들, 아빠 믿고 따라와 줘서 고마워.”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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