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원고 측 김강원 변호사가 법정에서 나와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8일 오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원고 측 김강원 변호사가 법정에서 나와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1심 법원 ‘주권면제’ 불인정
“12명에 1억원씩 지급” 판결

日은 남관표 대사 초치 항의


국내 법원이 8일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1억 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018년 대법원의 일본 강제징용 판결에 이어 위안부 피해에 대한 배상 판결이 나오면서 한·일 관계가 또다시 급속도로 악화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 김정곤)는 이날 고 배춘희 할머니 등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1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인용해 “피고는 각 1억 원씩 총 12억 원을 지급하라”며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의 불법 행위가 모두 인정되고 이러한 행위로 인해 상상하기 힘든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에도 피고로부터 사과와 배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위자료는 적어도 원고들이 청구한 각 1억 원 이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피고가 직접 주장하진 않았지만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이나 위안부 관련 합의에 손해배상 청구권이 포함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날 법원은 한 국가의 법원이 다른 국가를 소송 당사자로 삼아 재판할 수 없다는 국제 관습법인 ‘주권면제’를 처음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일본 제국이 불법 점령 중이었던 한반도 내에서 자행된 것으로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치 독일의 만행에 대해 독일 정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2004년 이탈리아 판례와 마찬가지로 군국주의 일본의 만행에 대해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매우 이례적인 주권면제 예외 적용 판례가 될 것으로 법조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 외무부는 이날 오전 남관표 주일본 한국 대사를 초치해 판결과 관련해 항의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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