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상반기 서울시 4급 이상 간부 전보 인사가 8일 자로 시행된 가운데 자질이 의심되는 간부들이 부임하게 된 부서 직원들을 중심으로 행정국 인사과를 원망·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안정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업무 연속성에 초점을 뒀다”는 인사과의 설명에도 능력과 자질에 의문 부호가 붙은 간부들이 전진 배치되면서 정기 인사의 의미가 퇴색됐고 되레 내분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행정2부시장 산하 한 부서는 새로 발령받은 A 국장 때문에 벌써 전운이 감돌고 있다. A 국장이 직전 보직에서 좋지 않은 문제를 일으켜 노조에서 공론화 직전까지 갔는데도 문책을 받기는커녕 ‘구제성’으로 발령받았기 때문이다. 시 기술직 고위 간부들은 애초 A 국장의 보직에 국내 교육에서 복귀하는 한 젊은 간부를 영입하기 위해 여러 차례 행정국에 요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 국장은 행정2부시장 산하 부서를 이끄는 기술직 고위 간부들과도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제대로 업무 수행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다수의 기술직 공무원들은 이에 대해 “행정2부시장과 기술직을 우습게 본 인사로밖에 볼 수 없다”며 “기술직 공무원들은 ‘어디 두고 보자’는 분위기”라고 분개하고 있다.
시 직속 기관에 있다 이번 인사 때 본청으로 들어온 B 과장에 대해선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B 과장은 2019년 상반기 경제정책실에서 근무하다 6개월 만에 돌연 시 직속 기관으로 전보됐었다.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막말 등으로 직원들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결과였다. B 과장에 대한 공무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공무원은 “앞으로 가급적 과장과 대면할 일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걱정하는 동료들이 많다”고 말했다.
직속 기관에서 본청으로 들어온 C 과장을 맞게 된 행정1부시장 산하 한 부서 공무원들은 망연자실한 기색이 역력하다. C 과장이 과거 여러 차례 폭언과 막말 등으로 문제를 일으켜 본청과 사업소를 오간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간부 한 사람으로 인해 근무 기강마저 흐트러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 부서 한 직원은 “그동안 수차례 문제를 일으켰는데도 제대로 된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저 체념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행정2부시장 산하 한 부서는 새로 오게 된 D 과장 때문에 여러 직원이 모여 대책 회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D 과장은 전 부서에서도 강압적 업무 방식과 거친 어투로 악명이 높아 부서장에게 경고를 받은 적도 있다. 이런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번 인사에서도 부서장과 직원들이 전보 발령을 꺼렸는데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이 부서 한 직원은 “각 팀 업무를 조정·컨트롤 해야 하는 주무과에 부적절한 인사를 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렇게 직원들 사기를 떨어뜨린 인사를 한 것이 옳은 것이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사업소로 발령 받은 E 과장에 대해서는 새로운 부서에서 달갑잖은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직전에 대기발령 전력이 있는 간부가 거쳐 간 데다 E 과장에 대해 좋지 않은 과거 평가가 사업소장을 포함해 직원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선 서울시 한 고위 간부도 “보직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부적절해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4월에 부임할 새 시장이 결국 새롭게 판을 짤 것”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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