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올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올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文 신년사 - 金 메시지 비교

文 “南·北 대전환 마지막 노력”
‘北 전술핵위협 비판’ 아예 빠져

金 “핵 선제 타격 능력 고도화
南·北, 판문점선언 前으로 회귀”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신년사에서 “멈춰있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며 여전한 남북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지난 9일 8차 노동당 대회 총화(결산) 보고에서 북한이 핵을 36차례나 언급하며 “판문점 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아갔다”고 강조한 것과는 온도 차가 큰 만큼 문 대통령의 대북 인식이 지나치게 안이한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 동력은 대화와 상생 협력”이라며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중단된 남북 대화가 재개되도록 사실상 임기 종반부인 올해 모든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국제사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남북은 손잡고 함께 증명해야 한다”면서 “전쟁과 핵무기 없는 평화의 한반도야말로 민족과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의무”라고도 강조했다. 이는 이날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당 대회 총화 보고에서 핵을 36번, 핵무력을 11번 언급하며 ‘핵 잠수함 개발 선언’을 내놓는 등 핵능력 증강 의지를 과시한 것과는 완전히 대조적이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핵전쟁 억제력과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위한 투쟁에서 이룩한 성과를 언급했다”며 “핵 선제 및 보복타격 능력을 고도화할 데 대한 목표가 제시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을 향해서는 “북남(남북)관계의 현 실태는 (2018년) 판문점 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아갔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반면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는 김 위원장의 핵 위협에 대한 비판이나 언급은 아예 담기지 않았다. 남북 대화 단절 국면에 북한이 핵능력 증강 의지를 키우는 사이 문 대통령은 대북 대화 희망을 내려놓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신년사에 드러난 문 대통령의 대북 인식과 관련, “문 대통령은 북한 현실을 보다 더 직시하고 과연 김정은 체제가 비핵화를 조금이라도 전진시킬 의도가 있는지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길 당부한다”고 비판했다.

천영우 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전력 증강을 해명하라고까지 했는데, 북한이 남한의 재래식 전력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같은 선상에 놓을 만큼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이 명확해졌다”며 “김 위원장이 첨단 장비 도입 등 전력 증강을 하지 않아야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문 대통령에게 남북관계의 선행 조건을 제시한 셈”이라고 말했다. 천 전 수석은 또 “우리의 독자 전력 증강을 안 하겠다는 약속은 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10번 해도 얻어내지 못할 선물”이라며 “문 대통령이 이 조건을 수락한다면 국방을 포기하고 나라를 북한에 갖다 바치는 꼴이 된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천 전 수석은 김 위원장이 ‘다탄두’ ‘핵잠수함’ 등 구체적이고 노골적인 전략 무기 개발 계획을 언급한 의도와 관련, “역으로 아직 개발이 안 됐다는 의미라고 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내놨다.

김유진·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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