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보다 무려 6조1000억 증가
코스피 631社 현금·현금성 자산
총 261조6654억…21% 늘어나
기아차 증가액 6조1229억 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기업들도 경기 불안 장기화를 대비하며 ‘현금 쌓기’에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회사채 발행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현금 자산도 크게 늘었다. 신용평가사는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기업 신용등급의 추가적인 하향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회사채(사모 포함) 발행액은 97조8000억 원으로 전년(91조7000억 원)보다 6조1000억 원 늘었다. 지난해 발행액은 2006년 11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AAA등급이 12조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7000억 원 늘었고, AA등급도 40조5000억 원으로 6조8000억 원 증가했다. 반면 A등급과 BBB등급과 같은 비우량등급에서는 오히려 발행이 감소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우량 기업들의 예비적 자금조달 수요가 큰 폭 증가하면서 지난해 연간 회사채 발행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재무제표상 기업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등)도 크게 늘어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한 3개년도 코스피 상장사(3개년 수치가 있는 631개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합계는 261조6654억 원으로 전년 동기(216조2452억 원)보다 21.0% 증가했다. 2019년 3분기에는 전년 동기 4.3%밖에 늘지 않은 점과 비교할 때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기아차의 증가액이 6조1229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포스코(3조9374억 원), 현대차(3조980억 원), SK(2조6553억 원), 삼성증권(2조1433억 원), LG전자(1조7777억 원), SK하이닉스(1조6040억 원)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뒤를 이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적이 좋은 기업들의 현금 비축, 코로나19라는 위험요인 대비,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 등이 겹치면서 기업의 현금 자산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날 2021년 기업 신용등급 방향성과 관련해 “하향 우위 기조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부정적 전망 기업 수가 긍정적 전망 기업 수를 크게 넘어서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긍정적 등급 전망 및 상향 주시(Watch)가 부여된 기업 수는 14개에 불과한 반면, 부정적 등급 전망 및 하향 주시가 부여된 기업 수는 64개로 나타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올해 하반기 이후 본격적 경기 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업종별 회복 속도에는 차이가 있을 전망”이라며 “업황 회복이 느린 업종, 실적 저하로 누적된 재무부담 감내 능력이 저하된 기업 위주로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