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에 참여하는 청년사업단과 지역 봉사단이 지난 2019년 3월 동소문동에 거주하는 어르신 댁 서비스를 마친 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정릉동 ‘도전숙’에 입주한 1인창조기업인들이 2019년 2월 도전숙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성북구청 제공
서울 성북구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에 참여하는 청년사업단과 지역 봉사단이 지난 2019년 3월 동소문동에 거주하는 어르신 댁 서비스를 마친 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정릉동 ‘도전숙’에 입주한 1인창조기업인들이 2019년 2월 도전숙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성북구청 제공
성북구 ‘맞춤형 주민 사업’

- 고령친화 주거서비스
낙상 막아주는 가구 등 만들어
일상생활 안전 위협요인 줄여

- 도전숙
시세 60% 1인기업 임대주택
전국 자치단체 잇단 벤치마킹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와 ‘도전숙’ 등 서울 성북구에서 시작한 혁신행정이 중앙정부와 타 지방자치단체에 도입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2019년 성북구가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는 일반적인 집수리 기술 인력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고령자 주거문제에 청년인재가 참여해 주택 개조, 위생적인 주거환경 조성 등을 수행하는 사업이다.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의 차별점은 장애인 가구와 복지시설 등을 중심으로 지원하던 배리어프리(무장애) 기반 개조서비스 대상을 노인 가구로 확대한 것이다. 일반적인 취약계층의 주택을 고쳐주는 사업과 달리 고령 거주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자립생활을 방해하는 요인을 제거하고 경감시키는 주택개조 서비스다. 여기에 청년일자리를 조성한 점이 눈에 띈다. 성북구는 서울시 거주 만 39세 이하의 청년 26명이 참여하는 청년사업단을 꾸리고 집수리와 청소방역 정리수납 등 전문기관의 기술교육을 제공했다. 청년사업단은 지난 2년 동안 20개 동주민센터가 추천한 주거 취약 어르신 255가구를 대상으로 1033건의 주거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동지역 사회보장협의체와도 연계했다. 이들은 거동이 불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어르신을 찾아 생활물품을 지원했다. 상월곡동 동아에코빌아파트 주민은 아파트에서 배출되는 폐가구를 재활용해 침대 보조발판, 맞춤형 탁자와 의자 등 고령자의 낙상을 방지할 수 있는 생활가구를 제작·지원했다. 성북구 자원봉사센터와 성북금우봉사단, 고려대 해비타트 등 9개의 민간봉사단체 회원 176명은 청년사업단과 연계해 도배, 장판 교체, 싱크대 교체 등 집수리 봉사를 펼쳤다.

서비스 대상자들은 일방적인 공사가 아니라 본인의 의사와 신체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고 일상을 그대로 유지하는 주택개조에 매우 만족했다.

하체가 마비돼 집 안에서 기어 이동해야 하는 60대 아들과 함께 사는 조모(93) 어르신은 문턱을 제거하는 시공을 한 후에 아들의 무릎에서 피가 멈춘 것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공 후 현장을 방문한 청년사업단의 손을 잡은 조 어르신은 “평생 피 마를 날 없던 아들 무릎이 이젠 멀쩡하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는 어르신의 주거권을 향상하고 삶의 질을 높인 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일상생활 편의를 높인 점, 대상자에게 정서적 지지와 심리적 만족감을 제공한 성과 등을 높이 평가받아 지난달 ‘2020 주거복지문화대상 기관부문 종합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본격화된 서울시 돌봄SOS센터 서비스 계획에도 포함됐다. 또 노인과 청년의 세대통합 사례로도 관심을 받아 현재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홍보방송에도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성북구의 또 다른 대표적 도전은 ‘도전숙’이다. 2014년 전국 최초로 도입했으며 이제는 전국으로 확대돼 일반명사가 됐다. 단체장이 바뀌어도 사업을 이어 성장시킨 성공사례로도 꼽힌다. 도전숙은 1인창조기업인 창업 지원을 위해 사무실·숙소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직주혼합형 임대주택이다. 보증금과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60% 수준으로 저렴하다. 2020년 12월 현재 13개 동에 114개 기업이 입주했다. 성북구는 2021년까지 총 15개 동을 건립해 214개 기업을 입주시킬 예정이다.

가시적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오투엠은 세계 최초로 산소마스크를 개발해 10억 원의 매출과 지역 청년 12명을 고용하는 성과를 올렸다. 수익의 일부를 소방관과 소외이웃을 위한 마스크 나눔으로 환원하고 있다. ㈜수퍼블리는 휴대전화 인증서비스를 개발해 2억 원의 매출과 지역 청년 6인을 고용하는 성과를 냈다. 성북구 관계자는 “도전숙에 입주한 다수의 기업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지식·경험·기술을 사용한 창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정보기술(IT)시대를 주도한 실리콘밸리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성북밸리가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전숙의 문을 확대했다. 그동안 1인창조기업인 또는 예비창업자에 한해 모집했지만 관내 6개 대학(고려대·국민대·동덕여대·성신여대·서경대·한성대)과 관·학협력 업무협약(MOU)을 맺고 대상을 창업준비 대학생, 사회적기업인에게까지 넓혔다. 3D, 가상의상기술 패션디자인 서비스 등 첨단 4차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부터 반려묘 프리미엄 간식 정기배송 서비스와 같은 트렌드를 앞서가는 아이디어 기반 기업까지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기업이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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