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램(37·미국)·김수연(여·33) 부부

저(수연)는 친구를 따라 참석한 유학생 모임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습니다. 남편을 처음 본 순간, 반했습니다. 광채가 뿜어져 나왔죠. 잘생긴 외모에 부드럽고 착한 인상이 딱 제 이상형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연락처를 주고받았습니다. 바로 다음 날 데이트 약속을 잡았죠. 밥 먹고 영화 보는 평범한 데이트를 했는데도 마치 자석처럼 서로에게 이끌렸습니다.

남편은 국내 한 회사 필리핀 지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요. 한국 본사에 한 달간 잠시 파견 온 상태였죠. 곧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하루하루가 소중했죠. 매일같이 데이트했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작별 인사를 나누는 공항 출국장에서 많이 울었습니다. 그때 남편이 제게 예쁜 귀걸이와 편지 한 통을 건네며 “날 보러 필리핀으로 와 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당시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던 때였습니다. 졸업앨범 촬영이 끝나자마자 캐리어를 끌고 공항으로 향했죠. 남편을 만나러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필리핀 공항에 마중 나온 남편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서로 맞춰 입고 오자고 한 것도 아닌데, 같은 옷을 입고 나왔던 겁니다. 흰 셔츠에 부엉이 무늬가 그려진 흔치 않은 디자인이었습니다. 이건 정말 운명이라고 생각했죠. 필리핀에서의 만남 이후 저희는 정식 연인이 돼 8년간 장거리 연애를 했습니다.

남편은 제가 필리핀에 갔을 때 저희 사이에 큰 믿음과 약속이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저는 남편의 다정하고 세심한 면에 매일매일 반합니다. 남편은 길거리의 아픈 고양이를 데려와 키우고 돌보는 사람입니다. 수박을 좋아하는 저를 위해, 저를 만나는 주말마다 꼭 수박을 사두는 사람입니다.

이런 최고의 남자친구와 지난해 12월 19일, 길었던 장거리 연애를 끝내고 결혼했습니다. 연인으로 함께한 지난 시간도 소중했지만, 앞으로 만들어갈 추억들이 더 기대됩니다. 멋진 미래를 함께 그리며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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