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名’ 강조하는 이어령 선생
“내로남불도 면죄부 주는 말”
이어령(87) 선생은 지난 5일 “언어를 정확하게 써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름과 실질을 부합시키는 공자의 정명사상(正名思想)을 언급하며, “제대로 된 개념이 있어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다”고 했다.
선생은 대표적으로 최근 흔히 쓰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은 잘못한 상대에게 면죄부를 주는 잘못된 언어라고 지적했다. “‘남이 한 것이다’라고 하면, ‘새로운 악’이 ‘구악’이 돼버립니다. 잘못한 누군가에게 내로남불이라 해버리면, 일종의 면죄부를 주게 되는 것이지요. 처음 있는 악을 저질렀는데, 그것을 내로남불이라 하면 되겠어요? 언어를 잘못 써 앞선 악과 똑같은 악으로 만들어 버리면 안 됩니다.”
이어 인공지능(AI) 혁명을 ‘4차 산업혁명’으로 쓰는 것도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AI는 산업화 시대 이후 정보화 얘기입니다. AI는 동력혁명이 아닌, 지력·인지혁명이죠. 이에 독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 대신 ‘인더스트리 4.0’이란 말을 씁니다. 학술서적에도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을 거의 안 씁니다. 다보스포럼에서 한 CEO가 했던 말을 우리나라 등에서 당연한 듯 쓰고 있어요.”
선생은 최근의 ‘알고리즘’이란 말도 뜻을 알고 제대로 써야 한다고 했다. “알고리즘 대신 코딩을 써야 합니다. 유발 하라리(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도 대만의 디지털 장관과 대담을 하는데 그 장관이 알고리즘이란 말을 반복해 쓰니, “우리는 코딩이라 한다”고 슬쩍 짚어주더라고요. 하라리 교수의 지적대로, 알고리즘은 방법·수순이란 뜻입니다. 같은 일 하는데 어디서부터 하느냐는 것입니다. 청소할 때 문 앞에서 할 것이냐, 구석에서 시작해서 할 것이냐 할 때나 써야 하는 것이죠.”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내로남불도 면죄부 주는 말”
이어령(87) 선생은 지난 5일 “언어를 정확하게 써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름과 실질을 부합시키는 공자의 정명사상(正名思想)을 언급하며, “제대로 된 개념이 있어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다”고 했다.
선생은 대표적으로 최근 흔히 쓰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은 잘못한 상대에게 면죄부를 주는 잘못된 언어라고 지적했다. “‘남이 한 것이다’라고 하면, ‘새로운 악’이 ‘구악’이 돼버립니다. 잘못한 누군가에게 내로남불이라 해버리면, 일종의 면죄부를 주게 되는 것이지요. 처음 있는 악을 저질렀는데, 그것을 내로남불이라 하면 되겠어요? 언어를 잘못 써 앞선 악과 똑같은 악으로 만들어 버리면 안 됩니다.”
이어 인공지능(AI) 혁명을 ‘4차 산업혁명’으로 쓰는 것도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AI는 산업화 시대 이후 정보화 얘기입니다. AI는 동력혁명이 아닌, 지력·인지혁명이죠. 이에 독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 대신 ‘인더스트리 4.0’이란 말을 씁니다. 학술서적에도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을 거의 안 씁니다. 다보스포럼에서 한 CEO가 했던 말을 우리나라 등에서 당연한 듯 쓰고 있어요.”
선생은 최근의 ‘알고리즘’이란 말도 뜻을 알고 제대로 써야 한다고 했다. “알고리즘 대신 코딩을 써야 합니다. 유발 하라리(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도 대만의 디지털 장관과 대담을 하는데 그 장관이 알고리즘이란 말을 반복해 쓰니, “우리는 코딩이라 한다”고 슬쩍 짚어주더라고요. 하라리 교수의 지적대로, 알고리즘은 방법·수순이란 뜻입니다. 같은 일 하는데 어디서부터 하느냐는 것입니다. 청소할 때 문 앞에서 할 것이냐, 구석에서 시작해서 할 것이냐 할 때나 써야 하는 것이죠.”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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