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ed “고용·인플레 등
명확한 증거 있어야 긴축”
잇단 금리인상 시사발언에
‘긴축 발작’ 우려해 선 긋기


제롬 파월(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아직은 출구전략에 대해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만약 테이퍼링(중앙은행의 점진적 양적완화(QE) 축소) 가능성을 시사할 경우 시장에 미칠 엄청난 파장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은 테이퍼링을 암시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파월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프린스턴대 주최로 열린 화상 세미나에서 테이퍼링과 관련, “금리를 올릴 때가 오면 그렇게 하겠지만 그 시기가 아주 가까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시기가 되면 Fed가 출구전략에 대해 빠르고 명확하게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친 이후 신흥국 외환시장과 증시, 그리고 미국 국채시장은 일대 혼란을 빚은 바 있다.

최근 들어서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를 비롯해 최소 4명의 연은 총재가 이르면 올해 안에 테이퍼링이 시작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 불안이 가중됐었다.

파월 의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배운 교훈은 너무 빨리 종료(exit)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라며 “시장은 (나의 발언을) 항상 경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업률 하락에 대해서도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나 다른 불균형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금리를 올릴 이유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잘랐다. 그는 특히 “테이퍼링 전에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에 진전이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Fed는 원하고 있다”며 “Fed는 이론적 인플레이션 위협을 피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물가 상승에 대해) 대응할 도구가 있고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경제 상황이 도전에 직면하고 있지만 노동시장이 개선되는 길에 있다고 낙관적인 모습도 보였다.

이날 시장이 파월 의장의 발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부양책, 미 국채 금리 상승세에 촉각을 곤두선 가운데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등 주요 지수는 소폭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8.95포인트(0.22%) 하락한 30991.5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0.38%, 0.12% 내렸다. 장 마감 이후 나온 바이든 행정부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증시는 장 중반까지는 상승세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파월 의장도 이처럼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발언을 내놨지만 미 국채 금리가 장 후반 다시 상승하면서 결국 하락 마감했다. 미 국채 10년 금리는 파월 의장 발언 도중에 연 1.08%까지 내렸다가 이후 반등하면서 1.13% 부근으로 올랐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