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위해선 절차 안지켜도 되나
우리사회 법·원칙 후퇴하게 돼”
일각선 “관련자 구속수사해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에 대해 “출금은 법무부 장관이 직권으로도 할 수 있고, 해외 도피를 막기 위해 불가피했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난 16일 장문의 해명에 법조계에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직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변호사들은 “법무부와 추 장관이 법치를 무시하고 불법 출국금지를 옹호하는 것은 잘못된 논리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관련자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정부 시절 검찰총장을 지낸 한 인사는 1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의 지시가 국민의 뜻이라 생각하고 대통령 지시라는 이유로 절차를 파괴했는데 대통령도 법에서 정한 권한만 행사할 수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도 법에서 정한 것 이상의 권한을 행사해서 탄핵당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또 다른 인사는 “목적을 위해서는 적법 절차를 안 지켜도 된다는 게 법무부 생각인 것 같다”며 “목적이 아무리 선량해도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못하면 과거 권위주의 시대 당시 목적만 정당하면 절차를 무시했던 때와 무엇이 다르냐”고 지적했다.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김 전 차관 성 접대 의혹 사건을 조사한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는 근거가 없었다”며 “추 장관은 수사단 관계자로부터 당시 상황을 잘 들어보고 계속 옹호할지를 판단하길 바란다”고 했다. 추 장관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검찰이 대규모 수사단을 구성한 것은 검찰과거사위 활동과 정당한 재수사까지 폄훼·부정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검찰을 약속한 검찰이 새해 벽두에 제 식구 감싸기로 국민을 더 이상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의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치를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인 법무부와 검찰이 목적만 맞는다면 수단은 무시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불법 출국금지에 가담한 관련자를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통화에서 “성 접대받은 고위공직자를 처벌하겠다는 생각이 정의로웠는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의 법과 원칙의 절차적 정의가 크게 후퇴하게 됐다”며 “이번 일을 눈감게 되면 앞으로 다른 부처에서도 비슷한 일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해완·윤정선·이은지·이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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