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완(36)·문선현(여·31) 부부

우리 부부는 부산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와 오토바이 사고 환자로 만났습니다. 2014년 신입간호사였던 저(선현)는 초짜 티를 벗지 못한 데다 담당 환자가 많아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오토바이 사고로 왼쪽 팔이 골절된 남편이 병원에 입원한 것도 그 무렵이었습니다. 담당 간호사였던 저를 눈여겨본 남편은 퇴원 후 SNS를 통해 “밥 한 끼 대접하고 싶다”고 연락해왔습니다. 병원 일로 바쁜 와중에 남편이 귀찮게 굴자 저는 ‘후딱 밥 한 끼 먹지 뭐’라는 마음으로 약속자리에 나갔고, 은근한 애프터 신청에 답을 주지 않고 헤어졌습니다.

각자의 삶을 살던 우리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것은 4년 뒤였습니다. 제가 병원 일로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했을 무렵 갑자기 남편에게 ‘잘 지내나 해서 연락해 봤어요’라는 메시지가 왔고… 우리 둘은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저는 오랜만에 만난 남편에게 저도 모르게 힘든 일을 털어놓았고, 시원한 커피 한 잔에 지쳤을 때 읽을 책 선물까지 받자 그야말로 재충전된 기분을 느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공감해주고 저를 소중히 대해주는 남편 모습에 다음 날, 그다음 날도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감성적이고 수다스러운 제 모습과 달리 이성적이고 강단 있는 남편의 모습에 저는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딱히 사귀자는 고백 없이 연애를 시작한 우리는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사이가 아니라면 시간 낭비하지 말자”는 남편의 폭탄선언 이후 자연스레 결혼 이야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당초 지난해 2월 결혼식과 함께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저는 신혼여행 대신 대구지역 의료봉사자 모집에 지원했고, 무사히 다녀온 후 같은 해 8월 결혼식을 마쳤습니다.

“오빠.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듯 각자의 부족한 점은 보듬어 주고 서로 배려하면서 평생 잘 지내보자. 멀리, 그리고 깊이 사랑해!”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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