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작동 멈춰 곤두박질”
고장으로 인한 사고 31.4%
추위·폭설에 그대로 노출
관리안된 공유킥보드 수두룩


서울 시내에 폭설이 내린 후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졌던 지난 9일 직장인 이모(여·29) 씨는 전동킥보드(사진)를 타고 귀가하던 중 갑자기 킥보드 작동이 멈추면서 도로 위로 곤두박질쳤다. 이 씨가 전동킥보드를 타고 출발할 당시 30∼40%가량 남아 있던 배터리가 급속도로 방전된 탓이다. 이 씨는 “차나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던 골목길에서 넘어져 그나마 큰 사고를 면했다”며 “눈이 내리면서 킥보드가 여기저기 넘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고장 난 킥보드인 줄 모르고 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한파와 폭설 대란으로 도보 한 쪽에 공유 전동킥보드가 방치되는 경우가 생기면서 전동킥보드 안전사고 위험에 적신호가 켜졌다.

공유 전동킥보드는 전기배터리를 사용함에도 별도의 보관 장소 없이 눈·비 등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기계 결함과 같은 고장을 보일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동킥보드를 종종 이용하는 현모(31) 씨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배터리가 충분히 충전돼 있는 킥보드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길바닥에 쓰러져 있거나 눈이 쌓여 있어도 제때 관리되지 못하는 게 문제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 관계자는 “전동킥보드는 아무래도 전기 배터리로 진행되다 보니 휴대전화 등 모든 전자기기와 마찬가지로 겨울이면 출력이나 배터리 용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최대한 즉각 방전 사태나 고장 문제에 대응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동킥보드 안전사고는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 11개월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전동킥보드 안전사고는 총 1252건이었다. 지난해 11월까지의 사고 건수는 57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급증했다. 고장 및 제품 불량으로 인한 사고는 393건(31.4%)으로 배터리·브레이크 불량, 핸들·지지대·바퀴의 분리 또는 파손 등의 원인이 대부분이었다. 전동킥보드는 올해 4월부터 만 16세 미만 청소년과 운전면허 미소지자는 탈 수 없게 됐으나 제도 시행 전까지 만 13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 미성년자 이용자들의 안전사고도 우려된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전동킥보드는 사유재산이자 개인 교통수단이라 지자체 차원에서 이동시키거나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서울시와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나주예 기자 ju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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